환율 폭등, 2년만에 980원대

더벨 이윤정 기자 | 2008.03.13 16:09

10일 연속상승..M&A수요, 외국인 주식매도 총공세

이 기사는 03월13일(16:0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2년2개월만에 980원대에 올라섰다. 또 최근 10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가며 변동환율제 실시 이후 최장기간 상승 기록을 세웠다.

1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대비 11.1원 상승한 982.4원으로 마감했다. 975원으로 갭업 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 오전 11시 50분 쯤 980원을 돌파했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 2006년 1월 20일 원/달러 환율이 986.7원으로 마감한 이후 종가가 980원대를 기록한 것은 2년 2개월만에 처음이다.

환율이 오를 이유 일색이었다. 이틀전 정부에 이어 이날은 한국은행이 구두 개입에 나섰지만 불붙은 환율 상승세를 꺾는데 역부족이었다.

미국 칼라일캐피탈의 모기지 펀드가 결국 압류조치 되면서 신용경색 우려가 극에 달했다. 여기에 외국인 주식 대규모 매도까지 겹쳐 원화의 일방적 약세를 이끌었다. M&A관련된 달러자금 수요는 오르는 환율에 기름을 부었다.

외국계 은행 한 외환딜러는 "만도 지분 인수대금 수요와 필립스의 LPL 지분 매각에 따른 역송금 수요가 몰렸다"며 "이로 인해 환율이 더욱 상승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M&A 관련 수요는 오늘 거의 다 나온 것 같다"며 "M&A관련 환율 상승 재료는 일단 정리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자 외환 당국이 수습에 나섰다. 안병찬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불안심리를 잠재우려 애썼다. 그러나 시장에서 직접 달러화를 사들이지는 않은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은행 한 외환딜러는 "이날 외환시장에서 당국의 개입으로 여길만한 시그널은 없었다"며 "외환당국 개입 가능 소식에 환율이 잠시 주춤했지만 상승 모멘텀은 꺽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00원대까지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아직 원/달러 환율 고점이 확인되지 않은 것 같다"며 "당분간 조정은 있겠지만 1000원 테스트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엔화는 초강세를 보이며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로 급락했다. 원/달러는 급등하고 엔/달러는 급락하면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981원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

이날 현물환은 서울외국환 중개를 통해 102억350만달러가,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32억 7650만달러가 거래됐다. 시장평균 환율(MAR)은 980.50원으로 고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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