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과감한 개발투자는 경영상의 적잖은 압박을 초래했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이 최근 매출을 늘리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김 사장은 "우리는 큰 가치, 장기 비전을 보고 뛰어왔다"며 "하지만 단기, 중기 비전도 필요하고, 고객에게 의미있다면 작은 가치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은 10년, 20년을 연구해 하나 성공할까 말까하는 프로젝트"라며 "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지만 꿈만 꾸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LG생명과학이 제네릭, 건강식품 등으로 관심을 확장한 이유다. 다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식으로 뛰어들겠다는 게 김 사장의 생각이다. 김 사장은 "지난 2년간 솔직히 혼란스러운 면이 없지 않았다"며 "결론은 시장을 더 확대해서 보고, 고객도 확대해서 보자는 게 현재 LG생명과학의 스탠스"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단기 목표는 회사를 적정한 매출규모까지 키우는 것"이라며 "신약개발 뿐 아니라 국내외 영업력 강화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생명과학이 현재 수출하고 있는 의약품은 화학의약품, 바이오의약품, 백신 등으로 다양하다.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신약승인을 받은 항균제 '팩티브'는 1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LG생명과학의 B형 간염백신 유박스B는 유니세프 전체 공급 물량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신약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수출(라이선싱아웃)로도 적잖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LG생명과학은 미국 바이오제약기업인 길리어드사와 초기 2000만달러를 포함 총 2억달러 규모의 차세대 간질환치료제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지난해에는 파스퇴르 연구소와 심순환치료제 연구협력, 일본 다케다사와 비만치료제 연구개발 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LG전자나 삼성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80%이고, 임직원의 50%는 외국인"이라며 "LG생명과학은 이런 기업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매출 70%, 국내 매출 30%의 회사가 되는 것이 LG생명과학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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