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납품가 인상, 대기업에 확산될까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08.03.13 15:35

자동차, 전자업계 중심으로 원자재가 인상 받아들여

현대자동차가 주요 부품 협력사에 대해 구매가를 인상해 줌에 따라 업계에 주물 납품가 인상이 확산될 지 주목된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주물가격 인상에 따른 협력업체들의 납품가 인상 요구를 부분 수용키로 하고 올 2월부터 공급된 주물 관련 부품을 소급적용해 납품가 가운데 원재료비를 20% 올려주기로 했다.

최근 주물업체들은 생형주물은 1㎏당 240원 이상, 푸란수지형 주물은 1㎏당 280원 이상 인상해 줄 것을 대기업에 요구하며 납품 중단을 선언한 상황이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홍석우 중소기업청장을 만나 "원자재값 상승분을 감안해 1차 협력업체의 주물제품 가격을 인상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협력업체가 요구하는 납품단가 인상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가격 인상조치 이후 그 혜택이 2,3차 협력업체가 대부분인 주물업체에까지 미치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전자업계도 원자재값 상승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형국이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LCD 패널 보호용ㆍ방열용 철판과 박막스랜지스터(TFT) 증착용 실렌 등 핵심부품, 재료 구매가를 연간 5~20% 인상키로 했다. 연간 200억원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해 중소 협력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들의 경쟁력 약화는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져 구매 단가를 인상키로 했다"고 말했다.


대기업들의 구매가 인상은 '원자재가 고공행진'이라는 세계적 기류에 따르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실제로 12일(현지시간) 뉴욕에선 서부텍사스중질유(WTI)가 장중 한 때 110달러를 돌파했으며 브라질, 호주 등지의 철광석 공급업체들은 톤당 50달러에서 4월부터 많게는 두 배 가량 가격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스코 등 철강업계는 4월부터 제품가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져 조선, 완성차 업체 등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직접 소비재를 만들어 파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은 가격 상승분을 고스란히 판가에 반영하기 부담스런 상황. 게다가 정부가 '물가잡기'를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고민이 더욱 깊다.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도 이같은 상황을 감안해 "자동차 판매가를 더 높일 수 없는만큼 원가 절감 노력을 배가해 원자재값 상승분을 흡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원자재가 상승이 지금과 같은 추세이고 대기업의 구매가 인상이 주기적으로 단행될 경우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 전가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곡물가격 고공행진으로 원가 부담이 커진 식품업계의 경우 농심이 신라면 가격을 650원에서 750원으로 인상하는 등 식품업계 전반에 가격 인상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편 대기업과 공급가격 인상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레미콘, 아스콘, 플라스틱업계 등 원자재업체들은 조업 중단 등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이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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