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남자가 원하는 여자의 몸매

윤장봉 대한비만체형학회 공보이사 | 2008.03.13 12:34
48이라는 숫자는 얼핏 보면 참 의미가 없는 숫자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비만을 다루는 의사의 입장이거나 아니면 많은 여성들에게는 '꿈의 숫자'에 해당하지요. 마치 48 kg이 완벽한 체중이라는 선입견이 너무 강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그 48이라는 숫자가 45에 밀리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부터인가 45kg이 되어서 44사이즈를 입는 것이 완벽한 몸매라는 환상을 여성분들이 가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키가 170cm이신 분들 조차 '난 키가 커서 45는 안될 것 같고 48만 되면 좋겠어요'라고 말할 정도니까, '마른 몸매'에 대한 환상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남자'들이 보는 이상적인 여성의 체중이 40kg대일까요? 건강 월간지 GH와 리서치 전문기관 엠브레인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남자들은 자신들의 몸무게가 약 65~70㎏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남성의 입장에서 볼 때 이상적인 여성의 체중을 약 50~55㎏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반대로 여자들은 자신들의 체중이 45~50㎏ 정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선호하는 남성 체중은 약 70-75㎏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키는 남성의 경우 175~180㎝, 여성은 160~165㎝를 가장 선호했다고 합니다.

결국, 이성들이 바라 볼 때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체중보다는 약 5kg정도 더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를 여성 환자분들께 말씀 드리면 '남자들이 뭘 몰라서 그런다'고 합니다. 반대로 남성 환자분들께서는 '아하, 그렇다면 다행이네요'라고 합니다.


결국 여성들에게는 체중을 줄이는데 절대적인 숫자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고, 남자들의 경우는 좀 더 유연하게 이상적 체중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원인은 뭘까요?

다른 설문 조사에 따르면 체중을 줄이는 목적이 남녀가 다르다고 합니다. 여자의 경우에는 체중을 줄이는 가장 큰 이유가 '예쁜 옷을 입기 위해서'이고, 남자의 경우에는 '여성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라고 합니다.

결국 여성들에게는 사회적으로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날씬함'이 '옷'이라고 하는 잣대로 여성들을 꽁꽁 묶어가고 있는 것이고, 남자들에게는 그래도 아직은 '남자니까'라는 양해가 통용되고 있다고 보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남자들 조차 '허벅지가 굵어서 스키니 진이 안 어울려요'라는 여성적 대사를 가지고 병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서서히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는 지금의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 지속된다면 남성들이 체중을 줄이는 첫째 원인도 '예쁜 옷을 입기 위해서'가 1위가 될 가능성도 없다고는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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