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어음 정보 공유합시다"

더벨 박홍경 기자 | 2008.03.13 07:18

한기평, 신용평가업계 'CP정보센터' 구축 제안..신용등급도 '한도' 중심으로

이 기사는 03월12일(20:1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기업어음(CP)의 발행 및 상환에 대해 '눈 뜬 장님'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신용평가업계에서 CP 신용등급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다.

그동안 신용평가사들은 CP에 대한 신용등급을 매기면서도 피평가 기업의 발행이나 상환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신용등급은 CP의 상환가능성 보다는 사실상 피평가 기업에 대한 단기 신용등급으로 변질된지 오래다.

한국기업평가는 12일 'CP시장의 기능 활성화를 위한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평가사들이 은행연합회에 집중된 CP 관련정보를 전혀 활용할 수 없어 CP 발행한도에 대한 상환능력과 단기 유동성 분석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평은 미국, 일본처럼 발행기업이 CP의 일정 발행한도를 미리 정하고 그 안에서 자유롭게 발행하는 CP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국가에서는 평가사도 CP 프로그램별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고 있고 신용공여 장치는 일정 CP프로그램을 위해서 발행사가 은행 등과 발행금액의 100% 이내에서 사전차입한도 등을 체결하는 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와 PF 우발채무 우려 등으로 유동성 분석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CP 발행 정보 공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황인덕 평가실장은 "CP 발행정보를 일부 금융기관이 활용중이나 국내 평가사들은 거의 접하지 못하고 있어 신용등급 생산 측면에서 발행한도에 대한 상환능력과 단기 유동성 분석에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평가사들은 CP 본평가 시점에는 발행사에서 관련 자료를 받아서 유동성 분석에 활용중이나 평가시점 이후에는 정기평가를 제외하고는 주기적으로 CP 관련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


CP 발행정보는 증권, 종금, 은행 등 3개 금융권역별로 해당 협회가 자체관리해오다 카드사태를 기점으로 정보의 불투명성의 문제가 불거지자 2005년 8월부터 은행연합회가 집중해 관리 중이다.

이와 함께 증권예탁결제원이 2004년 2월 이후 유통 CP에 대한 코드부여 시스템을 운용, 기본적인 인프라를 구축해 정보투명성은 점차 개선돼왔다.

그러나 CP를 유가증권이 아닌 대출의 성격으로 해석하면서 은행연합회에 구축된 정보의 공유가 극히 제한돼 시장에서의 활용도가 떨어지는 상황이다.

사업보고서 제출대상인 법인이 업권별 CP 발행현황을 기재하도록 의무화돼있어도 발행과 공시시점간 시차가 길어 적시성이 부족하다는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황 실장은 "평가사에게 CP발행, 상환정보가 제공되지 않는 것은 발행자가 자신의 본질적인 상환능력을 초과해 CP를 발행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카드사태와 같이 금융시장 전반을 교란시키고 배분의 효율성을 해치는 운용상의 문제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CP의 사후관리 목적으로 평가업계가 'CP정보센터'를 설립해 CP 발행정보를 월별로 제공받아 활용한다면 은행연합회가 구축 중인 CP 정보를 국내 평가업계가 공유하지 않아도 효과적인 유동성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기평은 이달부터 전체적인 레버리지 수준과 차입구조, 차입원천, 우발채무 현황과 기업의 단기자금 수지 전망 등을 분석해 개별기업의 유동성 위험과 현금성 자산 규모, 잉여현금흐름의 안정성과 전망 등을 담은 CP 신용평가 보고서를 내놓을 계획이다. 또한 CP 정기평가를 연 1회에서 3회로 늘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