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바닥확인과 상승은 별개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3.12 16:58

세마녀 심술이 마술일지라도 미국·중국 대외변수가 중요

기대감이 너무 컸던 탓일까, 급등 출발했던 코스피지수가 장중 상승폭을 축소한 모습이 마치 주가 하락으로 여겨질 정도였다.

전날 코스피지수 저점(1602)에서 이날 개장초 고점(1687)까지 만 24시간 동안 85포인트 급등이면 지금과 같은 위기장에서 더 바랄 게 있냐는 분위기가 삽시간에 밀려 들었다.
9일만에 주식 순매수로 출발했던 외국인이 결국 1100억원 순매도로 돌아서면서 시각을 바꾸지 않자 1600선 바닥이 견고해졌다는 소극적인 안도감만 팽배했다.

미국이 새로운 유동성 공급조치를 취했지만 신용경색과 경기침체로 점철된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궁극적인 처방은 아니라는 분석이 개장초 주가급등을 매도기회로만 인식하게 만들었다.
1월 연저점과 전날 개장초 저점으로 1600선에서 쌍바닥을 형성하고 바닥인식이 강화된 것이 남은 전리품이다.

바닥이 다져졌으면 상승을 얘기해야 하는데 증권 전문가들의 반응은 시큰둥 일색이다.
"중국을 보자, 미국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행진이 좀처럼 쉽게 끝나겠는가, 내부적으로 매수주체도 마땅치 않다" 등등, 지수 상승에 대한 얘기보다는 기간조정 필요성만 언급하고 있다.

주가가 이틀째 상승했지만 몸 따로 마음 따로인 셈이다. 바닥확인과 상승은 다른 문제라는 논리다. 이는 주가하락이 멈추고 1600∼1750 박스권에만 갇혀있어도 다행이라는 뜻이다.

중국 상하이지수는 다시 연저점을 위협했다. 2% 넘게 급등 출발했으나 거꾸로 2% 넘는 하락세로 돌변했다.
2월 소비자물가(CPI)가 8.7% 급등하며 96년 5월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에 긴축 우려감이 꼬리를 내리지 않고 있다.
중국 기업의 증시상장(IPO)이 예전같은 활기를 잃은 상태에서 금리 인상 조치가 취해진다면 중국 관련주는 또 한번 고통을 받을 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끊이질 않는다.

김승한 CJ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라는 2개의 증시 전망이 모두 밝아져야만 코스피지수도 박스권 상향 돌파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관련주가 지수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상태에서 미국 경기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에 외부 요인에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주 화요일(18일) 예정된 공개시장회의(FOMC) 결과와 대형투자은행의 실적을 보고 나서 상황이 좋으면 그나마 안심할 수 있겠다는 뜻이다.

해외 불확실성이 워낙 큰 탓인지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선물옵션 동시 만기에 대해서는 별다른 기대가 없는 듯 하다.
세마녀가 심술을 부려도 1600선 지지는 확고한 반면, 세마녀가 선물을 갖다주는 마술을 부려 코스피지수가 설사 1700대로 올라서더라도 박스권 상단 진입에 불과하다는 보수적 견지일 뿐이다.

그러나 결코 의심하지 않을 정도로 바닥이 다져졌다면 방향은 상승 뿐이다. 미국이 지난 1월 연저점을 어떻게든 방어하는 쪽으로 목표를 잡았고 무슨 수단이든 써서 증시하락을 잡겠다고 한다면 한번 믿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지 모른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상품가격을 앙등시키지 않고 신용경색을 풀어가는 해법을 찾는다면 상황이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미달러 약세와 주가하락은 물론 원치 않는 상품가격 급등을 불러왔는데 상품가격의 거품을 꺼뜨리면서 유동성이 선순환되게 만들면 인플레도 잡고 주가도 오를 수 있지 않겠냐는 의견이다.

이연구원은 "어제 미국의 TSLF 조치로 다음주 금리인하폭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었으나 일방적으로 금리만 낮추지 않고 미정부가 직접 나서고 있다는 데 긍정적인 점수를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96%에 이르렀던 75bp 금리인하 가능성이 50bp 인하로 무게중심을 옮기더라도 단순히 금리인하폭 축소가 증시에 부정적이지만 않다는 얘기다.
결자해지라고 미국이 해법을 찾으면 해답은 나오게 된다. 어제 FRB의 추가조치가 절반의 해법은 된 셈이라면 상승 모멘텀 구축이 남은 절반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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