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대란, 국내 대형 건설사에 직격탄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08.03.12 15:08

현대산업, 두산건설, 동부건설 등 국내비중 높은 회사에 악재

대형 건설사들마저 철근 대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록 건설업 성수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철근, 레미콘, 시멘트 등 건자재 폭등으로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 둔화가 예상된다.

특히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자재인 철근값이 계속 올라 다음달부터는 대형 건설사도 충격권에 들어설 전망이다.

◇철근 30%인상시 마진은 2%포인트 하락=상장사 가운데 원자재 가격 인상으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될 건설사는 현대산업, 두산건설, 동부건설 등 국내 공사 비중이 큰 회사다.

백재욱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철근, 레미콘 등 원자재 비용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이며, 이중 철근이 7% 내외여서 철근 가격이 30% 인상될 경우 마진은 2%포인트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가에 영향을 줄 정도로 이익 감소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백 애널리스트는 "자재비 급등으로 이익에 일부 영향을 줄수는 있지만 통상 건설사가 그 부담을 다 안지는 않는다"며 "민간공사의 경우 하도부업체에 원가 상승분을 분담시키거나 공공공사인 경우 물가상승시 상승요인을 반영해준다는 계약 조건 등이 있어 큰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림산업, GS건설 등 해외 수주 물량이 많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수익성 훼손보다는 해외수주 물량 증가폭이 더 크기 때문에 이익감소에 대한 우려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근 올들어 26% 인상=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톤당 57만원이었던 철근 가격은 1월 61만원, 2월 67만원, 3월 72만원으로 매월 평균 5만원씩 올랐다. 올해 들어 지난해 12월 가격대비 26%나 인상된 셈이다. 4월에도 5만~6만원의 인상이 단행될 예정이어서, 4월 마감 예상단가 기준으로는 36.8%로 늘어나게 된다.

시공능력 20위권에 속한 A건설의 철근 구매 담당자는 "예전에는 전화 한통이면 긴급 물량도 쉽게 구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1대(25톤)를 구하는 데도 여러번 통화해야 겨우 조달이 가능해질 정도로 수급이 좋지 않다"며 "1군 업체도 어려운데 중소형 건설사는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 성수기인 4월이 오면 철근 대란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는 4월부터 장마 전까지 이어지는 성수기동안에는 건설사들이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철근 인상 요구분을 그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며 "현장에서는 하루만 쉬어도 인건비 및 장비 대여료 등으로 최소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손실을 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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