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B처방, 사실상 공적자금투입"

김정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파트 연구원 | 2008.03.12 10:24

[긴급기고]"신용경색 돌파위한 정면승부수..주가상승 기폭제"

주식시장으로 몰려드는 돈이 많아질수록 정보가 주가에 반영되는 속도는 그 이상으로 빨라진다.

남보다 앞서 나가려면 남들이보지 않는 독특한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그러나 남들보다 앞서서 무언가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설령 아이디어를 생산한다 할지라도 근거(현재 나와있는 경기지표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집단심리)에서 벗어나는 경우가 많아 실전에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최근의 경우에 미국 2년물 금리를 주목했다. 이유를 물어보는 고객이 있는데 이런 경우 대략 난감하다.

연준이 FOMC 이전에 금리를 내려도, 금리를 생각보다 많이 내려도 주가가 올라가기 쉽지 않다면, 연준이 매우 독특한 방법, 예를 들어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형태로 액션을 취할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2년물 금리를 보면 2003년 수준만큼 떨어져 있고(1.4%대), 금리를 더 내릴 것이라 인식한다면 2년물 금리는 주요 지지선을 하향 이탈하게 된다. 이것은 매력적이지 못한 미국을 반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미국의 방안이 공적자금 투입이라면 투자자들이 이에 대한 신호를 빨리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한다. 필자는 유통시장에서 거래되는 단기금리의 급등을 통해서 이를 짐작할 수 있다고 본다.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인식하면 이것은 소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소설이 어제 미국에서 비슷하게 나온 것 같다.


어제 연준이 TSLF(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라는 이름의 새 대출 제도를 발표했다. 주택 시장 침체로 가치가 하락하는 모기지 관련 채권을 우량한 국채와 교환해서 자금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다.

작년에도 이 같은 조치에 대한 가능성이 일부 언급되기도 했으나 이것은 금리를 낮춰서 시장 상황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꼴이 되므로 시장의 컨센서스로 자리 잡을 수 없었다.

그러나 금리를 낮추거나 세금을 환급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는 전략 보다는 일종의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형태가 현재로서는 주식시장이 바라는 조치가 아닐까 생각된다. 나아가 신용시장의 경색을 완화할 수 있는 뉴스라 판단된다.

지금까지 조치들이 일종의 모르핀 주사를 투여하는 방법이었다면 금번 조치는 위에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 위약을 주고, 간염이 걸린 환자에게 간염치료제를 제공한다는 의미라 판단된다.

기간대출(TAF) 발표 이후에도 금융시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금번 조치의 결과를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주식을 투자하는 입장이라면 서브프라임과 관련된 막연한 불확실성은 차츰 해소될 것이라 판단된다.

이번 연준의 조치를 계기로 미국 금융 위기 때문에 제 값을 받지 못한 주식들의 상승 폭은 기대 이상일 가능성이 높다.

업황을 좌우하는 가격지표들이 올라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브프라임 리스크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받은 업종을 매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주로 구경제 기업들). 무슨 종목을 사야 한다는 판단이 안 서고, 주가가 올라갈 것 같다면 증권주를 사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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