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갑자기 세상이 달라졌다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03.12 08:25

전날 아시아 상승반전→미증시 폭등→선순환 구도?

자고 일어났더니 갑자기 유명해졌다는 얘기가 있다. 하룻밤새 스타로 탈바꿈되는 게 비단 연예나 오락 분야에 국한된 일은 아닌가 보다.
전날까지만해도 경기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등 비관론 일색이던 미국 시장이 하루만에 상전벽해의 모습을 보였다.

'5년반만에 최대폭 상승'
얼마나 고대했던 상황인가. 최근 나락으로 떨어지는 주가 앞에서 차마 입밖에 내지는 못했지만 속으로는 모두가 갈구하던 꿈이었으리라.

◇FRB의 유동성 추가공급, TSLF
전날 골드만삭스는 다음주 화요일(18일) 정례 공개시장회의(FOMC)를 앞두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FRB는 금리인하 대신 TSLF(Term Securities Lending Facility)라는 새로운 방식의 유동성 공급조치를 내놨다.

이전 단기경매방식의 대출시스템(TAF; Term Auction Facility)보다 만기도 길고 담보증권의 등급을 낮추면서 2000억달러를 추가로 시장에 푸는 조치다.
이같은 FRB의 결정에 힘입어 국제유가가 6일 연속 사상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3대 지수는 장마감시점까지 상승폭을 확대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16.66포인트(3.55%) 폭등한 1만2156.81로 마감, 4일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로 돌아서며 단숨에 1만2000선과 5일 이동평균선을 회복했다. 지난 2002년 7월24일이후 5년반만에 최대폭 급등이다.

S&P500지수도 47.28포인트(3.71%) 오른 1320.65를, 나스닥 지수는 86.42포인트(3.98%) 올라선 2255.76으로 장을 마쳤다. 6.7%오른 금융업종이 최대 수혜주였으며 거의 전업종이 올랐다.
다우운송지수는 200.6포인트(4.56%) 급등했고 러셀2000지수도 4.63% 오르며 4%대 급등의 기염을 토했다.
S&P500 옵션변동성지수(VIX)는 10.28%(3.02포인트) 급락했다.
다우30종목중 보잉만 유일하게 하락했다.


◇주가하락·약달러·채권수익률하락 구도에서 선순환 구도로
전날 코스피지수가 개장초 1.4% 하락하다가 1.0% 상승으로 방향을 돌린 것이 우연이 아니었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이 980.6원까지 치솟다가 970.0원으로 빠진 것도 방향전환의 예고였다.

뉴욕외환시장에서 엔/달러환율은 103.5엔으로 급등했다. 사흘간 101.45엔에서 바닥을 형성하고 단숨에 10일 이평선까지 치솟았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은 1,74%로 26bp 급등했고 10년물 수익률은 3.60%로 15bp 상승했다. 재무성증권 3개월물 및 6개월물 수익률도 각각 13bp, 18bp 상승했다.

최근 미증시 하락과 미달러 약세, 그리고 갈곳없는 유동성이 몰리면서 미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던 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가끔 아시아증시가 선행성이 있는데 어제가 바로 그날이었다"면서 "그간 금리인하가 달러약세를 가속화시키고 상품가격을 올리면서 엉뚱하게 나쁜 쪽으로만 영향을 끼쳤는데 조기 금리인하 대신 나온 TSLF로 선순환 구도를 희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선순환 구도는 결국 증시상승을 말한다. 미증시가 회복되면 전세계 모든 증시가 살아날 수 있으며 미달러도 위상을 되찾을 수 있다.
만연된 위험회피 심리로 미국채에 올인하던 경향도 사라지면서 미채권수익률도 정상화 단계를 회복할 수 있다.

류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신용위기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IMF때 자산관리공사(KAMCO)를 만들어 정부가 부실채권을 인수했던 것과 상승하는 조치를 미국도 취해야 한다는 주장(JP모건체이스)이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트리플위칭만기(13일)와 FOMC(18일)이 줄줄이 대기하는 상태에서 어제와 같은 주가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지난해 여름 서브프라임 위기 발발로 시작된 증시붕괴 국면이 일대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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