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숙성은 기본...정체 시 기름 값 걱정 ‘뚝’

머니위크 김성욱 기자 | 2008.03.20 10:09

[머니위크]렉서스 '하이브리드 카' RX400h 시승기

토요타자동차의 렉서스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이미지 중의 하나는 바로 ‘조용함’이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렉서스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자동차 메이커들도 자신들이 만든 신차의 정숙성을 비교하는 대상으로 렉서스를 꼽고 있다.

그렇다면 렉서스의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도 이러한 렉서스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정숙성을 유지하고 있을까.

렉서스 RX400h는 렉서스 LS600h와 함께 선보인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카’다. 두 차량에 차이가 있다면 LS600h는 세단이지만 RX400h는 SUV 차량이다(렉서스에는 RX400h LUV 즉 Luxury Utility Vehicle이라고 부른다).

◆시동은 거는 것이 아니라 키는 것

처음 RX400h에 올라 시동을 걸었을 때 당혹스러웠다. 아무리 렉서스라고 하지만 자동차 키를 아무리 돌려도 일반 자동차 같이 ‘부릉~’하고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았다. 계기판에 불만 들어오고 그야말로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기어 위치가 잘못 됐는가 해서 기어실렉터를 쳐다봤지만 이상 없이 ‘P’에 위치해 있었다.

한국토요타자동차의 직원이 옆에 없었더라면 엄한 시동키만 계속 돌리고 차에 이상이 있는 것이라고 문제제기를 할 뻔 했다. 소리와 상관없이 계기판 좌측 하단에 ‘레디(Ready)’라는 불이 들어오면 시동이 제대로 걸린 것이다. 이는 이 차를 처음 운전한 사람들은 대부분 겪는 경험이다. 시동이 걸리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기 딱 좋았다.

이 차는 시동을 거는 것이 아니라 전기 드라이브 모터를 작동시키기 위해 스위치의 전원을 키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표현이 적합해 보인다. 시동을 건 후 조금 있으니 모터 충전을 위해 엔진이 가동되면서 ‘자동차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이나마 차문을 닫았을 때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역시 렉서스”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왔다.

시동을 걸었을 때뿐만 아니라 달리는 중에도 뛰어난 정숙성을 유지했다. SUV임에도 불구하고 웬만한 가솔린 세단보다도 조용했다. 조수석에 앉아서는 방향지시등을 켜도 그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RX 하이브리드는 3.3리터 V6 가솔린 엔진과 전기 드라이브 모터의 동력을 접목한 자동차로서 V8엔진의 프리미엄 SUV와 동일한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연비를 크게 개선시켰다. RX400h의 연비는 리터당 12.9Km로 프리미엄 수입 SUV 중 최고의 연비를 자랑한다. 기존 렉서스의 SUV인 RX350의 연비는 리터당 8.9Km다. RX400h는 또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캘리포니아에서 SULEV(Super Ultra Low Emission Vehicle)를 획득했으며 국내에서도 낮은 배출가스를 바탕으로 저공해 차량 인증을 받은 친환경 차량이다.

◆계기판에 rpm 대신 모터 출력계기가 자리

신호대기나 도로 정체 등으로 차가 정지하거나 저속에서 정속으로 움직일 때는 엔진이 멈추고 전기 모터만 작동한다. 엑셀 페달을 강하게 밟는 동안만 엔진이 작동되고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 시동이 꺼지고, 구동력으로 발생하는 운동에너지는 전기 모터를 충전시킨다. 시속 60km 정도에서 가볍게 엑셀 페달을 밟아 정속 주행을 할 때도 엔진은 꺼지고 전기 모터로 운행이 가능했다. 그 이상의 속도에서 실험을 해보지 못한 점이 좀 아쉬웠다.

특히 저속 운전 시에는 전기 모터로만 작동되기 때문에 도로 정체가 오히려 기름 값 절약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하이브리드 카인 RX400h의 큰 매력이다.


RX400h의 기어실렉터는 여타 오토매틱 기어와는 다소 다르다. 일반적인 기어실렉터에는 P-R-N-D 다음에 저속 주행을 나타내는 숫자가 쓰여 있다. 하지만 RX400h는 3-2 등의 숫자 대신 ‘B’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이것이 바로 사실상 엔진브레이크가 동작하게 하는 레버이다. 하지만 엔진이 오래 동작하게 되므로 충전이 적게 되고 연비가 떨어지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만큼 계기판도 여타 가솔린 차량과는 차이가 있다. rpm을 표시하는 타코메터의 자리에는 현재 모터의 출력을 나타내는 계기가 대신하고 있다. 엔진이 동작하는지 모터가 동작하는지는 차량 내부 중앙에 있는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엑셀 페달을 밟지 않고 움직일 때 모터가 충전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이 화면은 RX400h를 운전하면서 느끼는 새로운 구경꺼리다.

◆'하이브리드'를 상징하는 파란 바탕의 엠블렘

외양은 앞 범퍼 부분과 헤드라이트가 달라진 것을 빼면 RX350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렉서스 하이브리드 카는 여타 렉서스의 외형과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 바로 엠블럼이다. 렉서스의 고유 엠블럼은 타원형에 ‘L’자가 돌출된 형태다. 하이브리드 카의 엠블럼은 동일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파란색 바탕 위에 ‘L’자가 쓰여 있다. 이는 RX400h뿐만 아니라 LS600h도 마찬가지다.

안전성 면에서도 고강도 캐빈 설계와 종합적인 SRS(Supplemental Restraint System)에어백이 설치돼 있다. SRS에는 상체, 복부, 골반으로 전달되는 충격 에너지를 제어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승객을 위한 첨단 프론트 에어백, 운전자를 위한 무릎 에어백, 프론트 시트 장착 사이드 에어백이 장착되어 있다. 프론트 에어백 기술은 충돌 감도, 앞 승객의 몸무게, 운전석 위치와 같은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설계됐다.

사이드 커튼 에어백은 앞좌석과 뒷좌석 탑승객을 위해 또 다른 충격 에너지를 관리하며 롤 센서(roll sensor)는 자동차의 팁업(tip-up)에 대해 정해진 경계값이 탐지될 경우 사이드 커튼 에어백에게 팽창 신호를 보낸다.

또 가시성 향상을 위해 프론트 사이드 윈도우에는 발수코팅 처리가 된 글라스를 적용해 빗물이 흐르도록 설계돼 있다. 이와 함께 특히 후진할 때 중앙 화면을 통해 차량 뒤쪽의 상황을 보여주며 사이드 미러도 자동으로 움직여 후진이 미숙한 운전자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리터당 10km가 넘는 고연비와 함께 RX400h의 또 다른 매력은 고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에 달하는 시간은 7.6초다. 최고 출력은 272마력. 고속 주행 시 웬만한 차량은 RX400h를 따라잡기 쉽지 않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렉서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은 인대쉬(in-dash) 6 CD 체인저가 장착되어 있는데 하이브리드 특유의 실내 정숙성을 통해 사운드를 중시하는 음악 애호가가에게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 오디오 시스템을 즐길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RX400h의 리어 시트 등받이는 다목적의 40/20/40 분리 설계를 특징으로 하며 시트는 슬라이딩 및 리클라이닝 조절 기능을 모두 제공한다. 약 900리터의 트렁크 용량은 리어 시트 등받이를 접으면 1800리터까지 확장되는 등 SUV 차량답게 넓직한 적재공간을 제공한다. 파워도어 버튼을 누르면 트렁크 문은 자동으로 열렸다가 닫힘을 반복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동으로 접히는 뒷좌석 커버는 화물 영역에 안전성과 편의성을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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