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익 모간 스탠리 전무는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간담회를 갖고 "한국증시가 아시아에서 가장 저평가 돼 있다"며 "아시아 증시 중 대만에 이어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어 '비중확대(Overweight)'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박 전무는 먼저 "외국계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경기침체 우려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한국시장은 분명히 과매도(Oversold)국면에 진입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한국주식 매도공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미국발(發)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의 우려를 꼽았다. 그러나 실제 기업실적은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며 올해 기업 주당순이익(EPS)성장률은 14.9%의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7.1%성장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박 전무는 "한국의 수출구조 다변화로 대미 의존도는 크게 낮아졌다"며 "실제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체의 12%에 그친 반면 중국 의존도는 21%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정도 이 정도 수준이면 미국발 악재에도 큰 폭의 하락세는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욱이 한국 국내총생산(GDP)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6%로 싱가포르(205.5%), 대만(63%), 홍콩(167.2%), 중국 (36.9%)등 다른 이머징 국가에 비해서도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무는 올해 증시 저점을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로 예상했다.
박 전무는 "올 상반기 증시는 심리적으로 최악의 상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하반기에는 수치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증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시장은 신 정부가 출범한 1년간 건설과 기업투자가 크게 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며 이번에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법인세 인하 등 신 정부가 추구하는 '프랜들리 비즈니스' 정책도 호재로 평가했다.
환율과 관련, 모간스탠리는 경상수지 적자 등으로 인해 당분간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것이며, 이는 자동차·IT 등 국내 수출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원화약세는 통화강세가 예상되는 지역에 투자하는 외국계 투자자들을 유인하는데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전무는 유망업종으로 환율수혜가 예상되는 환율관련주와 자동차와 가전, 그리고 제품가격 인상을 앞둔 철강업종을 꼽았다. 민영화와 인수합병(M&A)를 앞둔 은행주들도 긍정적이지만, 건설업종은 실적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리스크와 관련, 박 전무는 "긴축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중국정책 당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경기를 냉각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며 "올해 21%의 EPS상승률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미국경기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며 침체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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