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 위원장 "경제, 복원력 지녀"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16 14:53

존 프레스트보 다우존스 지수 위원장 인터뷰

편집자주 | 11740.15, 12000붕괴… 숫자 하나에 전세계 투자자들이 웃고 웃는다. ‘겨우’ 30개 종목의 주가를 산술평균해서 내놓는 이 숫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는 세계 시장의 바로미터가 된다. 다우지수는 4년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알트리아와 하니웰 대신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셰브론을 구성종목으로 교체했다. 다우 종목을 결정하고 관련 지표들을 개발하는 책임을 맡고 있는 존 프레스트보 다우존스 인덱스 대표를 만나 다우지수에 비친 시장상황과 경제를 들어봤다.


-"100년 넘게 시장 설명하는 '대표'로 자리매김 자부심
-지수 구성은 추천종목 아냐… 정확도 위해 늘 지수개발
-세계경제 美의존 시대 지나… 주식이 곧 경제는 아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추가에도 불구하고 금융부문은 여전히 비중확대 여지가 남아 있다"

존 프레스트보 다우존스 인덱스 지수선정 위원장(사진)은 세계 경제와 증시에서 금융과 에너지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말로 4년만의 지수 새단장을 설명했다.

금융업 비중확대 가능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최근 금융주 움직임이 미국 증시를 뒤흔들면서 체감지수와 다우지수와 괴리가 생기고 있는 현상을 의식한 것으로 들렸다.
(실제로 14일의 경우 금융회사 3개가 포함돼 있는 다우지수는 1.60% 하락하는데 그쳤지만 주요 금융회사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는 S&P 500 지수는 2.08%로 하락폭이 컸다. 지난 한달동안도 다우지수의 하락폭은 3%, S&P 500 지수는 3.5%로, 금융업 비중의 차이에 따라 지수 움직임의 괴리가 꽤 발생하고 있다)

다우존스 인덱스가 뱅크오브 아메리카와 더불어 셰브론을 새로 구성종목으로 추가했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8달러를 넘어선 마당에 개인생활에서건 시장에서건 '에너지' 분야의 비중이 커지는건 두말할 필요도 없다.

프레스트보 위원장은 "에너지와 금융은 모두 실물부문의 '연료'가 된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는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하게 하고, 자본은 비즈니스를 확장시켜 수익을 창출한다는 면에서 경제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프레스트보는 그러나 다우지수 구성 종목이 '추천종목'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투자자들의 '벤치마크'로는 보다 세부적인 지수를 활용하는게 필요하다는 '경고'를 덧붙였다.

30종목 산술평균… '원시적 지수'의 힘은 어디에서?

S&P500은 말 그대로 500개 종목을 가중평균해서 산출한다. '밑바닥'시장움직임을 파악할때 애용되는 '다우-윌셔 5000'지수는 웬만한 상장기업은 다 포함돼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다우지수로 미국증시를 설명하려 할까.

"사람들의 삶에 각인된 '습관'이죠" 싱겁지만 정확한 대답이다.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111년전 월스트리트에는 시장을 설명할 지표가 없었다. 1905년 대폭락, 1929년 대공황 등 역사적 사건을 거치면서 언론과 투자자들은 다우를 통해 시장을 이야기해왔다. 2차대전 이후 S&P지수가 나왔지만, 심지어 S&P사람들도 시장을 하나의 지수로 표현할 때는 "오늘 다우지수가 어떻게 됐지?"라고 말한다는게 프레스트포 위원장의 '자부심'이다.

물론 언론이 주도한다고 해도, 다우가 정확하게 시장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일찌감치 사람들이 폐기했을 것이다. 프레스트보는 "다우는 증시를 제대로 반영해 왔고 지금도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제'에는 증시에 포함돼 있지 않는게 있다. 따라서 다우지수는 증시에 국한해서 경제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우와 S&P지수는 0.95의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30개 종목의 산술평균으로 시장을 오차없이 따라가려면 뭔가 비법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프레스트보 위원장의 대답은 이번에도 간단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올바른 종목을 고르는게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는 "다우 구성종목은 30개 밖에 안되기 때문에 더더욱 각 종목은 각 산업을 제대로 반영하는 종목이어야 한다. 모든 주요 업종은 2개 이상의 대표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기업들의 움직임 없이는 미국 경제에서 중요한 상황변화가 있을수 없다"고 자신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우지수가 시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은 적지 않다. 특히 다우를 구성하는 초대형주의 등락이 심하거나, 다우지수에서 빠져있는 업종이 급등락할 경우 지수 움직임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맞다, 소형주나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다우는 정확한 바로미터가 아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다우지수는 시장별 지역별로 수없이 많은 서브인덱스를 갖고 있으며 현재도 계속해서 지수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 세계의 모든 산업과 국가를 커버하는 인덱스를 갖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물론, 포트폴리오가 초대형 블루칩 중심이라면 다우지수 자체가 매우 적절한 벤치마크가 될수 있다. 630억달러의 자금이 다우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지수 구성 종목 변경, '포트폴리오'도 바꿔야?

투자자들은 다우 구성종목 변경이 의미하는 바를 얻고자 한다. 에너지와 금융부문의 두 종목이 추가된 것도 우연일 수는 없을 것이다.

▲단위:달러, 14일 종가 기준
프레스트보 위원장의 설명. "1999년 당시 유가는 배럴당 10달러였다. 그때의 에너지산업 비중은 엑손 한 종목으로 대표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배럴당 100달러가 넘었다. 이제는 이 분야 대표가 하나 더 필요할 때가 됐다.
금융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산업이다. 산업은 해외에서 이뤄지고, 파이낸싱은 미국에서 이뤄지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추가됐지만 여전히 금융부문은 다우지수에서 저평가(underweighted)돼 있다"

그렇다면 개인 포트폴리오에서도 에너지와 금융부문을 확대하는게 필요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인덱스에 종목이 추가되면 주가에도 호재가 되는 경우를 많이 보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프레스트보 위원장은 "다우 구성 종목은 추천종목이 아니라 시장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다. 셰브론을 포함시킨 것은 시장에서 에너지부문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말이지 셰브론을 추천한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펀드나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가 지수를 트랙킹하기 때문에 추가종목에 대한 수요가 늘수는 있지만, 1주일 안팎의 단기적인 현상으로 본다는 말이다. "이번에도 그런지는 모르겠고, 관심도 없다"며 짐짓 개별 종목의 주가와는 거리를 두고 있다는걸 강조한다.
그는 "기관들이 30종목으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서 운용해서는 (수수료 수입이 적어서) 먹고 살수가 없다. 기관들에게는 거기 맞는 다양한 지수를 제공한다"며 웃었다.

"경제는 복원력 지녀"

다우지수는 2차대전 이후 평균 2년마다 인덱스 구성종목을 바꿔왔다. 찰스 다우가 지수를 만들때부터 구성 종목의 최종 결정권자는 월스트리트 저널 편집국장이다. 매일 지면 만들기 바쁜 편집국장이 언제 지수는 관찰하고, 종목 결정은 할까?

프레스트보 위원장은 "실제로는 월스트리트 저널 편집국장 마커스 브로컬리, 투자뉴스 편집책임자 캔 브라운, 그리고 다우존스 인덱스 대표인 나, 이렇게 셋이서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우지수는 운영자의 판단이 개입돼 있는 '주관적'인 지수이다. 지수를 선정하고 유지하는 '룰 북(Rule Book)'에 따라 종목을 선정하고 바꾸게 된다"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다우존스 인덱스의 관리책임자인 프레스트보가 분기마다 다우지수나 다우윌셔 지수 구성종목들에 대해 보고서를 검토한다. 구성종목 회사 내에서 어떤 변화가 생기면 그게 전체 30개 종목을 리뷰하는 출발점이 된다. 리서치를 통해 자료를 모으고 최종적으로 세명이서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물론 마지막 결정권자는 편집국장이다.

프레스트보 위원장은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로서, 저술가로서, 또 시장전문가로서 경제분야에서 수십년간 일해왔다. 세계 대표 지수를 운영하는 책임자로서 현재의 시장상황과 미국경제에 대한 생각을 물었다.

"미국경제는 둔화(sloww) 되고 있지만 붕괴(down)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으며 실질적인 경기침체(Recession)이 올지는 여전히 확실치 않다"는 긍정론을 유지했다.
그는 "미국경제와 세계경제는 복원력을 갖고 있다"며 "특히 이머징마켓의 성장세는 여전히 강하며, 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의 '고객'이 돼 성장세를 뒷받침해 줄 경우 미국과 세계경제가 동반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전에는 미국이 기침하면 세계가 감기에 걸린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런 시대는 지났고 세계 경제는 상호의존적이 됐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다우 지수가 급락했지만, 주식시장이 경제의 전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 평생을 살아온 경력과는 어울리지 않는 '마무리'였다.
프레스트보 위원장은 " 내가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이던 1987년 '검은 금요일'때도 월가는 난리였지만, 많은 '메인스트리트'의 사람들은 '왜들 난리야?'라고 했고, 사람들의 '삶'은 이후로도 계속 유지됐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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