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전광우 위원장과 우리금융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03.11 08:18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관계요? 우리금융지주사와 우리은행 관계로 보면 되지 않을까요."

금융감독기구 개편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달 중순 저녁식사를 함께 한 은행권 인사가 건넨 얘깁니다. 듣는 순간 참 그럴 듯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정책과 감독을 총괄하지만 일선 금융현장을 실제로 챙기는 것은 금융감독원인 점이나 지주사가 그룹의 전략 등을 책임지고 있지만 실제 그룹 영업의 대부분은 우리은행이 담당하는 점과 유사하기 때문이죠.

직원 수도 그렇습니다. 금융위는 총정원이 150여명, 이중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나가있는 인원을 제외하면 80여명에 그칩니다. 반면 금감원은 직원수가 1600여명에 이르는 적지않은 조직입니다. 우리금융그룹도 지주사 인원이 총 127명(계열사 파견자 포함)에 불과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수는 1만5000여명에 달합니다.

여기까지는 다른 은행 중심 금융그룹도 비슷합니다만 '한 지붕 두 기관'의 불협화음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는 점은 두 조직 만의 특징이라고 하겠습니다.


정부가 대주주인 우리금융그룹은 지주사 회장직과 은행장직이 분리된 2001~2003년 1기 때 지주사와 은행간 충돌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2004년 3월부터 임기가 시작된 2기 황영기 회장 때는 은행장을 겸임하기도 했죠. 지난해 3월 3기 출범 때 다시 회장과 행장이 분리돼 비교적 원만하게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서로를 의식하는 부분까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닌 것같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도 이번 개편 전까지는 금감위원장(현 금융위원장)이 금감원장을 겸임했습니다만 이번에 분리되면서 조직의 '융화'가 당면과제로 떠올라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와 우리금융의 인연은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이 바로 우리금융 1기 경영진 때 부회장을 지낸 분이기 때문입니다. 전 위원장이 경영진으로 있던 1기 때 지주사와 은행간 마찰이 적지 않았던 대목에 주목하는 분도 계시지만 저는 오히려 그런 경험이 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논리상 누가 맡더라도 불거질 수밖에 없는 문제고 경험을 해본 사람이 더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고 보기 때문이죠. 전 위원장이 가진 우리금융에서의 '특별한 경험'이 우리 감독기능의 선진화와 금융산업 발전에 소중한 토양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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