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기획재정부 사람들과 무슨 얘기했나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 2008.03.10 16:02

첫 업무보고에서 2시간 동안 열띤 토론 벌여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에서 △규제완화 △물가안정 △감세 △여행수지 적자해소 등 국정현안을 놓고 강만수 장관,최중경ㆍ배국환 차관,산하 외청장,실ㆍ국장 등 참석자들과 2시간여에 걸쳐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법 핑계 대지 말고 공직자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수 있다"며 공직사회의 개혁과 변화를 촉구했다. 또 "실천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부처간 의견이 다르면 장관들이 밤을 새워서라도 결론을 내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업무보고가 틀에 박힌 종전 형식에서 벗어나 토론위주로 진행됐다"며 "물가대책,일자리창출,규제완화 등 여러 현안을 진지한 토론하다 보니 전체 업무보고 시간이 당초 예정보다 1시간 이상 긴 3시간 가량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물가안정= 이슈별 토론의 첫 주제는 최근 현안으로 등장한 물가문제였다. 강만수 장관이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 물가 개선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김동수 차관보도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피부 물가와 지수 물가에 다소 차이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와 올해는 경제 여건이 다른 만큼 예산 집행도 막연하게 관성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집행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안 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 하나도 없다"며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실천계획을 꼼꼼하게 세우면 어려워 보이는 일도 가능하다. (물가안정을 위해) 현실성 있는 방법을 강구해 달라"고 주문했다.

규제완화 = 강 장관은 "과거에도 규제완화를 한다고 했지만 정작 기업들이 아직도 규제완화를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발제했다.

육동한 정책조정국장은 "한쪽에서 규제를 없애고 다른 쪽에서는 슬그머니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사회적 형평을 우선한 것도 한 이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대래 기획조정실장은 "불가피한 규제도 있는 만큼 규제 요건을 명확히 하는 등 시대변화에 맞게 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화, 개방화된 사회에 맞게 실질적 효과가 있는 규제개혁이 필요하다"며 "법 핑게대지 말고 공직자들의 자세만 달라져도 규제의 50%는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도지사들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하며 "새 공장을 하나 지으려면 30개월 이상 소요된다는데 이런 식으로는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시뮬레이션 기법 등 선진기법을 도입해 기간을 단축하고 지자체도 대상지역을 미리 정해 선조치하는 등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공직자들도 직접 현장에 나가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여행수지 적자해소 = 여행수지 적자개선과 관련, 최종구 국제금융국장은 "관광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육동한 정책조정국장은 "우리의 관광 인프라가 과연 편리하고 즐길만한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컨텐츠 측면에서 더 많은 변화와 발전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여행수지 적자와 관련해 웬만한 문제는 다 제기됐고 개선방향도 있는데 왜 이런 상황이 지속되는지 모르겠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몇 년 뒤에도 같은 얘기를 하고 있을지 모르겠다. 방안이나 아이디어 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구체적인 실천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실천계획을 세우는 과정에 들어가면 부처간의 조정이 필요한데 부처간의 의견이 다르면 해당 부처 장관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결론을 내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얼마 전 지방의 한 공항에서 해외 골프관광객들의 짐이 많아 비행기가 제 때 이륙하지 못했던 일을 소개하면서 "해외 토픽감"이라며 "관광 산업도 종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해 방한하는 일본 공무원을 사례를 들면서 "일본은 지방의 작은 현에서조차 공무원을 보내 관광객을 유치하고 그들 중 절반 이상은 한국말을 유창하게 구사한다"며 "우리는 그 동안 무얼 했는지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관광대국을 만들려면 관광을 산업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살아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실업 해소 = 임종룡 경제정책국장은 "청년실업은 경기침체만이 아니라 청년 노동시장의 수급이 맞지 않고 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이 공급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보고했다. 그는 "성장을 통해 고부가가치의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하며, 산업 수요에 맞는 인력을 배출하기 위해 대학교육도 바뀔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유성걸 예산총괄심의관은 취업률이 높은 공업전문대 사례를 들면서 "기업맞춤형 인력 양성체계를 갖추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교육과학기술부 등 유관 부서와 협의해 정책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강 장관은 "대선 공약에도 마이스터고교 프로그램이 들어 있다"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절감 = 이용걸 예산실장은 "편성 단계는 물론 집행단계에서도 예산을 절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각 부처별로 예산절감 성공사례 발표회를 하는 등 범 정부차원의 예산 절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장수만 조달청장도 "단가가 낮아지더라도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달품목 품질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의 상당 부분은 심리"라며 ""지나치게 긴장감을 조성하기 보다는 공직자들은 긴장감을 갖고 모든 상황에 대비하되 국민들은 편안하게 해 소비와 투자 등 활발한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 고속도로 톨게이트 방문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예산집행의 문제를 꼬집었다. "하루에 오가는 차량이 220대인데 사무실에 직원까지 근무하는 곳이 있더라. 차라리 무료로 통과시켜주면 사무실 유지비나 직원 급여는 절약되는 것 아닌가. 이런 식으로 집행과정에서 낭비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감세 = 배국환 제2차관은 "감세는 경제상황이나 여건이 중요한데 최근 투자의욕이 살아나고 세수기반도 탄탄해져 긍정적 변화도 있다고 본다"며 "정부도 예산 10% 절감, 효율 10%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보고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첫 업무보고가 활발한 토론으로 잘 진행된 것 같다"며 "성공적인 국정과제 수행을 위해 당정협의가 중요하고 시도 지방정부와의 조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정책을 세울 때는 날짜와 시간까지 나와야 하는데 아직도 과거의 관습이 남아 상반기, 하반기 이런 식으로 모호하다"며 "앞으로는 디지털시대에 맞게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꼭 세워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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