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한 러 연방우주청…고산 결국 고배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8.03.10 13:31

고산씨, 우주선 조종 교재 빌려봐 탑승 좌절

▲고산(왼쪽)씨와 이소연씨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철통 보안에 고산씨가 탑승 우주인에서 예비 우주인으로 입지가 바뀌었다. 악의가 아닌 학습에 대한 욕심이 빚은 결과였다는 게 교육과학기술부의 설명이다.

이상목 교육과학기술부 국장은 10일 기자 브리핑에서 "우주인으로서 보다 축적된 지식을 채우고 싶어했던 것으로 안다"며 "악의가 없었지만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원칙에 따라 탑승 우주인을 교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고산씨는 지난해 9월 5일 한국 최초 탑승 우주인으로 확정됐다. 근소한 차이로 이소연씨를 앞섰지만 두 사람의 능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없었다는 후문이다. 당초 연구능력에선 이소연씨가 좀더 앞서고 우주훈련에선 고산씨가 앞섰다. 결국 현장 적응력이 뛰어날 것으로 점쳐진 고산씨가 탑승 우주인 티켓을 거머줬다.

고산씨는 지난해 9월 5일 탑승 우주인으로 확정된 후, 총 7개월동안 강도높은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우주선 탑승을 불과 1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탑승자가 뒤집혔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이 고산씨에서 이소연씨로 전격 교체된 것이다.

고산씨는 지난해 9월 한국으로 보내는 짐을 싣는 과정에서 실수로 훈련 교재를 넣어, 1개월동안 이 교재가 유출된 적이 있다. 고산씨를 제외한 타인에게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었다. 이에 러시아 연방우주청은 당시만 해도 고씨의 '실수'임을 인정해 가벼운 지적으로 사건을 매듭지었다.


문제는 그 이후 같은 사건이 또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2월 중순 고씨는 또다시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훈련 교재를 빌리면서, 고씨는 러시아 연방우주청에게 강력한 경고를 받게 된다. 고씨가 임무와 관계없는 우주선 조종 우주인의 교재를 빌려 학습하는 것은 '규정 위반'에 해당됐던 것이다.

이와 관련 이상목 국장은 "첫번째는 명백한 실수였고 두번째는 더 열심히 하려는 욕심이었다"면서 "우주에선 아주 작은 실수가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고 그만큼 규율이 중요하기 때문에 교체해야 한다는 게 러시아 연방우주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고산씨와 이소연씨는 모두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에 입소하면서 규율에 위배되는 개인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서약한 바 있다. 우주선에 혼자 탑승하는 것이 아니고 탑승 우주원들은 생사를 함께 하며 위험을 분담하는 만큼 규율이 곧 법이라는 것이다.

우주인 정후보와 부후보가 바뀌었지만 고씨의 연구원 신분에는 변동이 없을 전망이다. 정후보가 된 이소연씨와 별개로 훈련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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