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102.08엔까지 밀려났다. 일본의 지난 1월 기계 주문이 7년여만에 최대폭 증가하면서 미국 경기침체와 다른 동향을 보이자 엔화 강세가 다시 점화됐다.
일본 내각부는 이날 1월 핵심 기계주문이 전월 대비 19.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6%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크게 웃돈 수치다. 기계 주문은 기업들의 향후 설비 투자 동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전문가들은 미국 침체보다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고성장에 주목해 일본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늘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미국의 침체는 갈수록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주 미국 2월 고용에 이어 이번 주 소매판매와 소비자 신뢰지수 역시 침체를 증명하는 역할을 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비관론이 팽배하다.
이에따라 급락하는 달러화의 반전이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저가 행진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다. 지난 7일 엔/달러 환율은 미국의 2월 고용 쇼크로 장중 101.43엔까지 밀려 2000년 1월 이후 최저치(달러 최저가)로 떨어졌다.
달러/유로 환율은 같은 날 1.5459달러까지 급등하며 유로화가 데뷰한 9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는 또 영국 파운드,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등 주요 통화에 대해 동반 급락하고 있다. 달러/파운드 환율은 2.0217달러까지 올랐다. 올들어 최고치였다. 달러는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도 사상최저가를 경신했다.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달러화 수난시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 선물 가격은 이달중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94%로 반영하고 있다. 그나마 완화된 분위기다. 지난주 한때 1.0%포인트 금리인하가 대세로 자리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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