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낙관론 '포기'…기회는 없나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3.10 08:23

경기침체 '인정'잇따라…IT·조선에서 기회찾자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되는 10일 개장전. 증권가 주변은 온통 먹구름으로 휩싸였다.

낙관론자들이 그간 그토록 인정하지 않던 '경기침체(Recession)'는 이미 코앞으로 다가왔다.

미국의 전략가뿐 아니라 한국의 전략가들도 낙관론을 포기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제 현대증권은 그간 고수했던 미국경제의 V자형 회복 시나리오를 최근 접었다. 생각지 못했던 장기 고유가에 예상 밖 심각한 고용부진까지 겹치면서 더 이상 하반기 경제회복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특히 고용지표 악화가 본격적인 감원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며 금리인하 약발도 장기침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미국 경제는 장기 침체 후 반등하는 U자형 패턴을 그릴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2월 미국 비농업취업자는 시장예상치인 3만명을 크게 밑도는 6만3000명이 급감했다. 2003년 3월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다.

현대증권은 "서브프라임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고용부진으로 의한 소비침체가 2차 신용경색을 유발하는 악순환적 경기침체 가능성마저 높아졌다"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공세적 금리인하정책 불구 하반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13일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수급상의 우려감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불안정한 거시경제 변수를 바탕으로한 외인들의 선물매도가 프로그램 매도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따라 프로그램 매도를 통한 매수차익잔고 청산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선물 3월물과 6월물간 스프레드가 2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지 않을 경우, 급증한 매도차익잔고가 청산(매수우위)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외인의 선물매도가 약해 차익 프로그램 매수가 나온다고 해도, 만기직전에는 다시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증시에 희망을 가진 사람이 '기댈 언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단 100bp까지 높아진 금리인하 가능성이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성장둔화와 시차를 두고 인플레는 떨어질 것"이라며 "이번 FOMC를 통해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달러의 하락압력도 제약을 받게 된다면 인플레 우려, 더 나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은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식시장에 대한 장기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높인다고 밝혔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주식시장이 악재에 내성을 키우며 저점 통과의 가능성이 높고 국내외 채권 수익률이 높았던 점을 감안할 때 채권의 상승률 역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체적인 상황은 어렵지만, 선별적인 접근으로 기회를 모색하라는 의견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IT와 조선주 등 투신권의 선호종목에 주목하라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를 전후로 실적개선이 뚜렷할 것으로 판단되면서 밸류에이션상으로도 매력도가 높은 IT 및 조선주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밝혔다. 반대로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부진 및 원재료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하락 압력이 높은 화학과 유통주에 대해서는 비중축소를 권유했다.

메리츠증권도 보수적인 입장에서 지수 흐름을 관망하되, IT, 기계/조선 등 일부 업종에는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하고 있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초 미 정부의 대안마련과 FOMC의 회의 결과에 주목한 후 매수에 가담하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업종별로는 IT, 기계/조선, 건설, 화학주 정도에 관심을 둘 만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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