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탈락의원 반발···영남 공천 '분수령'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3.09 16:57

이규택·고진화 '탈당 불사'...계파갈등, 親朴 핵심 명운따라 갈릴듯

한나라당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특히 탈락의 쓴 잔을 마신 현역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 중 상당수는 탈당과 무소속 출마 불사 입장을 밝히고 나서 당내 내홍이 더욱 심화될 조짐이다.

공천이 당초 예상대로 '계파갈등' 양상으로 흐르는 가운데 '친박(박근혜 전 대표측)' 진영의 불만도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친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이르면 11일로 예정된 영남권의 공천 결과가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이규택·고진화 "보복·표적공천, 탈당불사"= 공천에서 탈락한 이규택(경기. 이천여주) 의원과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친박 성향 4선 중진인 이 의원은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상임특보를 지낸 이범관 전 광주고검장에 밀려 탈락했다. 대선때 경선 후보로 뛰는 등 당내 개혁 소장파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고 의원도 '친이' 비례대표인 전여옥 의원에게 출마권을 넘겨줬다.

이 의원은 회견에서 "밀실공천, 보복공천을 통해 박 전 대표의 측근이란 이유만으로 저에 대한 표적공천을 자행했다"며 "공심위가 공정한 기준으로 재심의하지 않을 경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고 의원도 "독재정치에나 있었던 정치보복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며 "사실상 당이 나를 내쫓고 있는 형국 아니냐. 당내에 나와 같이 억울한 사람들과 구체적 진로를 상의하고 있다"고 말해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친이' 비례대표인 윤건영 의원에게 밀려 공천 탈락이 확정된 '친박' 성향의 한선교(경기 용인수지) 의원도 '표적공천' 의혹을 제기하며 재심을 신청했다.


◇ TK·PK 분수령, '친박' 핵심 공천여부 관건= 이런 가운데 당내 모든 이목은 공심위가 11일부터 심사하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영남권 전체와 별도심사 지역인 서울 '강남벨트'의 공천 결과에 집중된다.

이 중 영남 지역은 특히 '친박' 핵심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진해 있는 곳이다. '친이-친박'간 공천전쟁의 최대 격전지인 셈으로 계파 갈등의 향배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최대 관건은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자 '수족'으로 불리는 '친박' 핵심 의원들의 공천 여부로 모아진다. 김무성(부산 남구을), 유승민(대구 동구을), 이혜훈(서울 서초갑), 김재원(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공천을 받지 못할 경우 '친박' 진영의 집단 행동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집단 탈당'으로 이어져 설마했던 분당이 현실화될 개연성이 있다는 의미다. 압도적인 총선 승리를 바라는 한나라당엔 최악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들은 무난히 공천을 받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대신 '친박' 현역의원을 포함해 '용퇴' 압력을 받아 온 고령.다선 의원들이 교체 대상이 될 것이란 말이 나온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우리로서는 그쪽(친이)에서 '상식선'을 지키는 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며 "박 전 대표도 이미 항의의 뜻으로 '침묵정치'에 나선 만큼 영남권의 공천 결과에 따라 입장을 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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