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검은 월요일'(?)…불안감 가중

원종태 기자, 이학렬 기자 | 2008.03.09 17:14

美다우지수 12000선 붕괴 '동반하락'예상,선물옵션만기도 부담

우리증시에 또 한차례 위기가 엄습하고 있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주말 미국증시가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크게 하락한데다 우리증시 내부적으로도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13일)을 앞두고 있어 코스피지수는 상당히 불안한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1만1893으로 마감하며 끝내 1만2000 지지선을 지키지 못한 것은 예감을 더욱 나쁘게 한다. 다우지수는 이로써 지난 2006년 10월 중순이후 가장 낮은 수준(종가기준)으로 밀렸다. 지난 1월말 대폭락 당시에도 다우지수는 1만1971까지 빠진 적 있지만 하룻만에 반등했고 이후 한차례도 1만2000선은 내주지 않았다.

◇美 경기침체 장기화 가능성 등 곳곳 암초=하지만 미국 2월 비농업부문 신규고용이 전달대비 6만3000명이나 감소하는 등 '경기침체'의 단면을 보여준데다 알트에이 모기지발 우려도 수그러들지 않아 끝내 지지선이 뚫렸다. 일부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불안이 경기침체의 본격 진입을 시사한다는 우려도 들린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2월 미국 고용지표가 또다시 악화된 것은 지금까지 신용카드 대출로 버티고 있는 소비경기의 본격적인 침체를 부를 것"이라며 "이는 기업 투자 및 임금 지출의 추가 감소와 함께 가계대출 추가 부실을 불러 미국 경제의 장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금리인하를 경기침체의 '구원병'으로 내세울 수 있지만 국제유가 고공행진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카드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오태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을 감안할 때 저물가 ㆍ고성장 시대를 마감하고 이제는 고물가ㆍ저성장 시대로 변할 수 있다는 게 세계 증시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했다.


손버그와 칼라일 등 알트에이(서브프라임 모기지 보다 신용도가 높은 주택담보대출) 모기지 업체들이 마진콜(담보 부족부 충족요구) 시한을 연장받았지만 이것이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뜻하지 않는다. 앞으로 알트에이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며 신용시장에 충격을 줄 것인지 여부를 주목해야 한다.

◇선물ㆍ옵션 동시만기도 힘든 고비 될 듯=13일로 예정된 선물ㆍ옵션 동시만기도 주가흐름을 더욱 나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만기일 전에 프로그램 매도금액이 크게 늘면서 코스피지수 하락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의 부정적인 시각→대규모 선물 매도→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 악화→대규모 프로그램 매도→주가지수 하락'의 악순환을 경고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목요일 선물 옵션 동시만기를 맞아 그 이전부터 프로그램 매물이 대규모로 쏟아지며 수급을 꼬이게 하고 지수하락에 결정타를 날릴 수 있다"고 했다.

이같은 예상은 외국인들이 국내증시 시황을 그만큼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외국인들은 선물 매도 공세를 더욱 높이고 현물시장에서도 '팔자세'로 나설 것"이라며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외국인들이 선물을 매수한다고 해도 단기차익을 노린 것으로 만기일 모두 청산되며 프로그램 매도물량만 늘려 놓는 셈"이라고 했다. 롤오버(이월)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우리증시 단기전망은 비관론 일색이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우리증시는 국내외 요인을 종합해 볼 때 하락쪽으로 방향을 틀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1600 지지선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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