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침체 맞네" 다우12000붕괴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08 07:17

고용 예상외 감소, 손버그 칼라일 등 마진콜 압박 지속

'고용쇼크'로 인해 뉴욕증시가 연이틀 하락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장막판 반등으로 하락폭은 크게 줄었다.

7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46.70포인트(1.22%)하락한 1만1893.69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8.01포인트(0.36%)하락한 2219.49, S&P500지수는 10.97포인트(0.84%)낮아진 1293.37로 장을 마쳤다.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을 깨고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 증시는 일찌감치 하락출발했다.

채권중개사 모간 키건의 케빈 기디스 상무는 "오늘 발표된 고용지표는 미국경기가 침체(recession) 혹은 그와 매우 흡사한 상태에 놓여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예상 밖의 고용 감소 발표에 따른 금리 인하폭 확대 기대감으로 해석되면서 장 중반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손버그 칼라일 등 금융회사에 대한 마진콜 확대와 이로인한 파산 가능성 등 악재가 부각되면서 한때 다우지수 하락폭이 200포인트 이상으로 확대되기도 했다.
장막판 저가매수세와 더불어 암박 CEO의 자사주 매각 소식등으로 금융주의 낙폭이 줄어들면서 하락폭을 일부 만회했다.

◇금융주, 금리인하 기대 수혜

금융주가 초반 하락세를 딛고 반등했다.

미국 2위 채권보증회사인 암박 파이낸셜은 7일(현지시간)'AAA' 신용등급 유지를 위해 당초 계획했던 대로 15억달러 규모의 자본조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마치클 캘런 회장이 2만5000주를 매입하고, 일부 임원들도 총 6만7250주를 사들였다고 덧붙였다.

암박 주가는 주식발행에 따른 주식가치하락 우려로 전날에 비해 5% 이상 추가하락했으나 장 후반 경영진의 자사주매입과, 서버러스 펀드 등 자금을 투입한 기관들의 실체가 알려지면서 오히려 28% 급등한채 마감했다.

고용악화가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해석되면서 금융주가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서부 최대은행 웰스파고는 28센트 오른 28.11달러로 장을 마쳤다.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JP모간 체이스 도 각각 0.5%, 0.6% 상승에 성공했다. 씨티그룹은 한때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1.2%하락에 만족했다.

금융권의 '마진콜 공포'는 지속됐다.
모기지회사 손버그는 7일(현지시간) 현재까지 6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채권기관들의 '마진콜(담보 부족분 충족요구)'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기관들은 일단 이날까지 마진콜 충족 시한을 연장하는데 동의한 상태라고 손버그는 덧붙였다.
손버그의 주가는 장중 전날보다 30% 가까이 급락하다가 막판에는 8.5%급등한채 마감했다. 그러나 시간외 거래에서는 다시 26% 급락하는 롤러코스터 주가를 보이고 있다.

세계2위 '차입 매입(Leveraged Buyout)' 사모펀드인 칼라일 그룹의 칼라일 캐피털 역시 전날에 이어 이날도 추가 마진콜과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칼라일은 일부 채권단이 담보채권을 매각했으며 추가로 시장에 내다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칼라일은 전날까지 총 7건의 마진콜 가운데 4건, 3700만달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힌바 있다.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증시에 상장된 칼라일캐피탈 주가는 전날 60% 폭락한데 이어 이날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기술주 실적 기반 선전, 에너지주 약세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에나는 순익 급증을 발표하며 S&P500 종목 중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고 있다.
시에나는 통신업체들의 장비 개선 움직임에 따라 1분기 순익이 2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에나는 또 올해 실적 전망도 상향했다. 이에 시에나의 주가는 11% 오른 27.80달러를 기록했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아이폰 등의 판매 호조에 따라 지난해 3분기 순익이 예상을 상회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분기 실적 전망도 상향 조정했다. 이에 내셔널세미컨덕터는 12% 오른 18.25달러로 마감했다.


에너지주는 유가 하락 소식으로 약세를 기록하며 시장 하락세를 이끌었다.
엑손 모바일이 2.02달러 떨어진 82.49달러, 셰브론이 2.54달러 하락한 85.26달러로 마감했다.

상품관련주 역시 약세였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알코아는 4.6% 하락했으며 세계 2위 구리 제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 역시 4.46달러 떨어진 99.88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최대 항공사 보잉은 787드림라이너의 인도가 또다시 연기될 것이라는 소식에 2.91달러 내린 76.60으로 장을 마쳤다.

◇원유 달러, 최고점 찍고 반락

국제유가가 장중 최고가인 배럴당 106.54달러까지 치솟은 끝에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32센트(0.3%) 떨어진 105.15달러에 마감했다. 그러나 WTI는 장중 한때 장중 배럴당 1달러 이상 오르며 장중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을 뒤엎고 2개월 연속 감소한데 따라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뒤에도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미국 경기침체로 달러화가 지속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화로 거래되는 주요 상품이 대안투자 대상으로 부상,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아르준 무르티, 케빈 코, 미첼 비그나는 이날 보고서에서 "부진한 공급증가와 가격과 무관하게 급증하고 있는 수요를 감안할때, 미국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거나 중대한 공급차질이 일어날 경우 배럴당 150∼200달러에 이를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대한 공급차질'이라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주요 투자은행이 배럴당 200달러의 국제유가를 언급한 것은 골드만삭스가 처음이다.

연일 유로화대비 사상 최저치 기록을 세우던 달러화 가치가 소폭 반등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5347달러로 전날의 1.5378달러 대비 0.31센트 하락(달러가치 상승)했다. 그러나 오전에는 사상 최고치인 1.545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시장에 단기 유동성 공급규모를 확대하기로 하면서 연준이 유동성 공급을 통해 금리인하 폭을 축소할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연일 달러화가 최저기록을 갈아치우면서 단기 반등을 염두에 둔 매물도 반등에 기여했다.

엔/달러 환율은 102.84엔으로 전날의 102.59엔 대비 상승(엔화가치 하락)그러나 엔/달러 역시 런던에 이어 뉴욕증시에서도 2005년 9월 이후 처음으로 102엔대가 깨지기도 했다.

◇'고용쇼크', 경기 침체 기정사실화

미국의 2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을 깨고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기침체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 대비 6만3000명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2만3000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로써 비농업부문 고용은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직전월인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2만2000명 감소했다.

하지만 실업률은 4.8%로 전월보다 0.1%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 5.0%을 밑도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통신은 경기 침체를 이유로 구직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탓에 전체 노동력 규모가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용시장 위축 신호로 경기 후퇴 우려가 한층 짙어짐에 따라 18일 FOMC에서의 금리 인하폭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이날 1%포인트 금리 인하에 26%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 나머지 74%는 0.75%포인트 인하 가능성에 반영됐다. 하루 전만해도 연방기금 금리 선물은 1%포인트 금리 인하에 0% 가능성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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