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제약-한미약품'을 바라보는 재미

이기형 기자, 김명룡 기자 | 2008.03.10 08:30
주식투자에서 짭짤한 재미를 봐온 한미약품이 동종업체인 동아제약 주식을 추가 매입하자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단순투자’라고 밝혔지만 곧이 곧대로 믿어야할 것인지 해석이 구구하다. 이를 그대로 믿는다면 한미약품이 자기회사보다는 동아제약에 투자하는 게 자본효율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을까.

지난 7일 증시에서 동아제약의 주가는 전날보다 7500원(6.85%) 오른 11만7000원을 기록한 반면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1500원(0.88%)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한미약품은 그 전날 장마감후 동아제약 지분 20만주(223억6000만원)을 장외거래를 통해 추가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율은 7.14%에서 9.13%로 높아졌다. 우호지분까지 합치면 13% 수준이다. 동아제약의 시가총액이 1조2000억원에 육박하니 1500억원이라는 자금을 동아제약에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의 투자가치가 높아 투자했을 뿐 인수.합병(M&A)을 위한 시도가 아니다"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미약품이 보여온 그동안의 투자감각을 감안해보면 이같은 뉴스를 접한 투자자들의 손이 한미약품보다는 동아제약으로 나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로 비쳐진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주식투자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지난달 27일 한미약품은 보유중이던 SBS 주식 27만주를 주당 6만1500원에 매도했다. 처분 금액은 총 166억500만원. 1999년 SBS 주식공모에 참여하면서 투자한 금액은 16억원으로 한미약품은 약 15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한미약품은 2006년 3월, 영남방송 보유지분 90만주를 주당 5만원, 총 450억원에 CJ케이블넷에 팔았다. 당시 영남방송 지분의 장부가는 80억원으로 한미약품은 370억원의 매각차익을 얻었다. 이밖에도 한미약품은 2004년 동신제약에 투자해 50억원의 매각 차익을 올렸다.

특히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투자는 동종업계 투자다. 제약업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또 경쟁사인 동아제약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으니 그만큼 동아제약이 매력적이라는 추론이 가능해진다.

동아제약측은 한미약품의 주식매입에 대해 '왜 샀는지 모르겠다' '인수합병(M&A)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공식적 반응이다. 이번엔 동아제약의 말을 그대로 인정, 아예 M&A 가능성이 없고, 가능성에 대해서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장치를 갖고 있다면 동아제약은 '님도보고 뽕도 따는 격'이다. 업계 최대 경쟁회사인 한미약품으로부터 자금을 유출시키는 한편 동아제약의 주가를 높여 회사가치가 제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쪽 모두 공식적인 입장표명을 곧이 곧대로 믿을 수 없다는데 동아제약-한미약품 관계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증시는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고, 일부에서는 성급하게도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의 상속, 증여이후까지 거론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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