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 "장장 100쪽 펀드보고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03.10 08:54

늦어도 4월말 선보일 예정..투자자 중심 보고서 작성

한국밸류자산운용이 100쪽짜리 펀드운용보고서를 준비하고 있어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개별 종목별로 매수 또는 매수, 추가 매수 또는 매도를 한 이유와 배경을 자세히 담게 된다. 국내에서 본격적인 펀드운용보고서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가치주펀드'의 대명사인 '한국밸류10년투자펀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다.

이채원 한국밸류운용 전무는 9일 "투자자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밸류10년투자펀드의 연간 운용보고서에 투자내역을 자세히 설명하는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주식의 매수와 매도에 대한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밸류10년펀드의 결산일인 3월 18일 이후 본격 작업에 들어가 늦어도 4월말까지 운용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보고서의 예상 분량은 100쪽 안팎이다. 이를 보면 투자자들은 자신이 가입한 밸류운용의 펀드가 어떤 이유에서 매집했는지, 왜 가치주로 의미를 잃어 포트폴리오에서 빠졌는지 알 수 있게 된다.

현재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펀드투자자들에게 보내는 분기운용보고서는 길어야 10여쪽에 불과하다.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121조에 따라 정해진 양식을 사용해 펀드를 막론하고 비슷하게 작성돼 있다.

무엇보다 투자자들이 알고 싶은 정보는 빠져있다는 단점이 있다. 알토란같은 돈을 펀드운용사에 위탁해 운용을 맡겨 두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정작 펀드가 왜 이 주식을 사고 저 주식을 팔았는 지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없다.

게다가 펀드운용 상황도 어려운 전문용어만 나열해 운용이 잘되고 있는 것인지조차 보고서를 통해서는 파악하기 힘든 실정이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으로 국내에서 운용중인 전체 펀드의 수는 9228개. 이 중 공모펀드는 4386개로 펀드 숫자로만 따지면 세계 상위권이다.

하지만 운용규모에 비해 투자자들을 위한 배려는 '수준 이하'라고 전문가들은 낮춰보고 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공동대표는 "지난해 전체 펀드의 67%가 펀드매니저를 교체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며 "매니저들이 자신이 운용하는 펀드의 특성을 잘 모른다고 하는 게 솔직한 표현"이라고 말했다. 우 대표는 "펀드선진국인 미국에서는 투자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펀드운용 보고서가 쉽게 이뤄져 있다"며 "한국도 펀드 산업의 규모에 걸맞는 운용보고서 제작에 업계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펀드 제국'으로 일컬어지는 미국의 피델리티운용 홈페이지(www.fidelity.com)에는 펀드당 평균 50쪽이 넘는 연간 운용보고서를 펀드매니저의 설명, 다양한 그래픽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워렌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발표한 2007년 펀드운용보고서는 A4 용지 78쪽에 이르는 방대한 양과 해당 종목을 매수한 까닭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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