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 우습게 보지마"

더벨 정성민 기자 | 2008.03.07 14:43

시장 "금리인하 기대 포기 못해"

이 기사는 03월07일(14:41)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이나 통화정책방향 어디에도 지난달과 달라진 표현이나 뉘앙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대외 경제여건이 안좋아지면서 국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것으로 비춰졌다.

그러나 기자간담회에서의 한은총재의 발언은 매서웠다. 그 동안 숨겼던 매의 날카로운 '발톱'을 다시 빼낸 것이다.

한은총재의 발언은 인플레에 집중됐고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팽배했던 시장은 실망감을 숨기지 못했다. 다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실망감에 따른 금리 상승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물가 상승압력 공급견인 측면만 있는 것 아니다"

그 동안 시장이 물가의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금리인하를 기대했던 것은 공급쪽 인플레 압력이 라는 요인도 컸다. 국내 통화정책으로 억제할 수 없다는 논리였다.

한은 총재는 이러한 일방적 기대에 일침을 가했다. 이총재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존재하고 인플레이션 요인이 공급쪽에서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원유나 곡물하고 관계없는 개인서비스, 공공서비스 물가도 꽤 올랐다"고 말했다.

국내 통화정책으로 관리해야 하는 인플레 압력도 있다는 것을 은연 중에 시사한 것이다.

더군다나 지난 달 금통위에서 물가는 하반기로 가면서 차츰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 봤던 것과 인플레에 대한 시각도 달라졌다.

이총재는 "물가가 금방 내려갈지 어떨지 불확실하다"며 "이런 면에서 보면 물가 상승압력이 커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가 인플레를 낳는다.. "기대인플레 2차,3차 물가 상승요인 된다"

기대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깊었다. 높은 물가에 대한 기대가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총재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계속 물가가 높아지겠다고 기대하며 거기에 따라 높은 물가 상승률이 이어지는 것"이라며 "물가가 올라가면 단지 코스트 인플레이션 이것에 기치지 않고 2차, 3차 파급되면서 장기화되는 위험이 항상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한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비용 측에서 생겼다고 해도 기대인플레를 잠재워줄 의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총재는 "한은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비용 측에서 생겼다고 해도 그것이 파급되는 영향을 통화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 "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실망' but 금리인하는 할 것"

시장은 이번 금통위를 통해 확인했던 것처럼 금리인하 시기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은 이에 따라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반전했다.

다만 올해 안에 금리인하는 있을 것이란 관점에 여전히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신용경색 여파로 미국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고 있는 영향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국내 경기도 경상수지 적자폭 확대 등으로 하강 조짐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채권매니저는 "한은 총재 코멘트를 통해 전해진 것처럼 상반기 금리인하는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시장 금리가 급하게 위로 올라가는 모습도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기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기가 하강 기조를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안의 금리인하 기대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금리 수준 움직임이 한 단계 상향될 수 있지만 5%초반 수준에서는 상승세도 멈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의 채권 보유비중이 늘어나 전반적인 채권 수급사정이 괜찮다는 점도 금리의 제한적인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리투자증권 박종연 연구원은 "한은총재의 발언처럼 최근 금리하락에는 금리인하 기대 뿐 아니라 은행권의 자금여건 개선과 외국인의 채권수요 등이 가세하고 있다"며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할 위험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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