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물갈이'본격화···親李vs親朴 일촉즉발

오상헌 기자, 이새누리 기자 | 2008.03.07 12:03

영남 대폭 교체 가능성...朴측 "예의주시, 공천 결과볼 것"

한나라당의 물갈이 작업에 본격 시동이 걸렸다. 지난 6일 발표된 경기 지역 공천 심사 결과, 현역 의원 5명이 탈락한 것이 시발점이다. 말만 무성했던 현역의원 교체 바람이 수도권 지역을 시작으로 불어닥치고 있는 셈이다. 당내에선 태풍의 눈이라 할 서울, 영남권의 '물갈이'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온다.

공천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잠복해 있던 계파 갈등도 본격화하고 있다. '친박(박근혜 전 대표측)' 핵심 의원인 한선교, 이규택 의원이 탈락자 명단에 포함되면서다. 공천 과정 내내 관망하고 있던 박근혜 전 대표가 직접 "표적공천이다"며 비판하고 나서는 등 '친박계'가 집단 반발할 조짐이다.

관심은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다음주초에 발표될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의 물갈이폭과 내용에 모아진다. 현역 의원 교체비율, '친이-친박'간 성적표에 따라 당내 갈등 국면의 향배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 영남 '물갈이' 불가피, 계파 안배 주목= 영남 지역은 그야말로 초긴장 상태다. 민주당의 '공천혁명' 여파로 당내 '물갈이론'이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탓이다. 더욱이 전날 경기 지역 현역 5명의 탈락이 영남권 의원들의 조바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당내에서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가 나도는가 하면 '영남 의원의 30%' '영남 20명' 등 구체적인 물갈이폭을 명시한 미확인 풍문도 난무하고 있다. 공심위 주변에서는 일단 고령·다선 중진 의원들이 '물갈이' 우선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지역 61명(영남 전체 의석 68석)의 한나라당 의원 가운데 3선 이상 다선 의원은 무려 18명에 이른다. 이 중 상당수가 60세를 넘긴 고령이어서 이들 중 적지 않은 수가 교체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다.

'친이-친박'간 희비도 갈릴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일단 공천 심사 전부터 떠돌아 온 소문대로 양측간 타협안이 반영된 공천 결과가 나올 것이란 예상이 많다. 경기 지역의 공천처럼 '친박' 특정 의원을 탈락시키는 대신 '친이' 의원도 잘라내는 식이다.

이 경우 적절한 선에서 양적인 균형이 맞춰질 수 있으나 '친박' 핵심 의원이 탈락하는 등 박 전 대표측이 상대적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는 전망이다.


◇ 입뗀 박근혜 "표적공천", 親李에 경고음= 박 전 대표가 지난 6일 공심위를 직접 비판하고 7일에는 정치적 위기때마다 반복했던 '칩거'에 들어간 것도 이런 점을 우려한 때문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전날 '친박' 측근의원들의 공천 탈락에 대해 "단지 나를 도왔다는 그 이유로 탈락을 시켰다"며 "이런 것은 표적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것은 정말 잘못된 일이다"고 말했다. 공천에 일절 관여하지 않던 침묵을 깨고 직접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이런 발언은 공천 뇌관인 영남권의 결과 발표를 앞두고 공심위와 '친이'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혹여 있을 수 있는 친박 위주의 '물갈이'를 차단하려는 사전 포석인 셈이다.

친박 의원들 사이의 분위기도 들끓고 있다. 친박계의 좌장인 김무성 최고위원과 몇몇 친박 의사는 전날 밤 여의도에서 회동해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영남권의 물갈이가 현실화한다 해도 우리쪽만 희생을 강요할 명분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설마가 사람잡는다'는 말처럼 뒤통수를 칠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좀더 직접적인 표현으로 "현재의 상황이 마치 '대학살의 전주곡' 같다"면서 박 전 대표측의 우려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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