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동아제약 단순 투자라지만…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03.07 14:32

"단순 투자보기에는 투자규모 너무 크다" 분석도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미약품은 단순 재무투자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단순투자로 보기에는 투자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장외거래로 동아제약 지분 20만주(223억6000만원)을 추가매입했다. 이에따라 한미약품의 동아제약 지분율은 7.14%에서 9.13%로 높아졌다.

한미약품은 동아제약의 지분을 매입하는데 지난달 27일 보유중이던 SBS 주식 27만주를 매도해 마련된 166억원의 자금과 57억원 정도의 내부보유 자금을 사용했다. 한미약품은 “동종업계에서도 투자 가치가 뛰어난 동아제약에 투자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단순한 투자로 보기에는 투자규모가 지나치게 크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이번 지분 매수하기 전까지 한미약품이 보유한 동아제약 주식의 장부가액은 710억원. 추가 지분 확보까지 합치면 한미약품은 동아제약의 지분을 확보하는데 총 933억원을 투자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이 인수·합병(M&A)과 무관하게 동아제약에 1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고 보기를 어렵다”며 “M&A나 전략적 제휴 등을 염두에 둔 투자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만일 한미약품이 단순투자를 목적으로 동아제약에 1000억원을 집중 투자했다면 위험스러운 투자라고 판단된다"며 "한미약품의 가치를 훼손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한미약품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아제약에 대한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한미약품이 지분을 꾸준히 늘려가며 서서히 동아제약 경영에 간섭할 가능성도 있다"며 "한미약품이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얻을 경우 M&A에 성공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한미약품이 보유중인 SBS 주식 등을 매각해 추가 지분확보에 나설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태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강신호 회장이 지분을 증여 또는 상속할 경우 지분율이 낮아질수 있어 적대적 M&A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한미약품이 동아제약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더라도 경영권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아제약이 경영권 방어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신주인수권도 200억원에서 발행주식의 20%로 한도를 확대했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의 발행한도도 각각 700억원, 2000억원에서 발생주식 총수의 20% 범위로 늘려잡았다.

동아제약이 BW와 CB를 우호세력에 발행할 경우 최대 20%까지 우호지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방식의 경영권 방어는 동아제약 경영의 장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BW나 CB를 인수한 세력이 지지자를 바꿀 경우 동아제약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외부의 돈을 끌어들여 경영권을 방어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보면 경영권을 약화시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부의 자금이 경영권 분쟁의 키를 쥐게 되면 현 경영진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3명 이상으로 규정했던 이사의 수를 3명 이상 9명 이하로 변경했다. 정관이 변경되면 동아제약은 최소 5명의 이사를 확보하더라도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동아제약 이사회는 사내이사 5명, 사외이사 2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강문석 이사측은 이사수를 대폭 늘리는 방식으로 M&A를 시도한 바 있다.

한편, 한미약품이 이번에 지분 취득에 투입한 금액은 223억6000만원으로 주당 매입가격은 11만1800원이다. 주식 매도자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한미약품측은 이를 밝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관투자자와 한미약품의 우호세력으로 알려진 한양정밀 등 주요주주는 거래상대방이 아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 경우 동아제약의 지분을 2%이상 보유한 한국알콜, 유충식 동아제약 이사 등이 유력한 매도자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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