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 남아야 하는 이유 "신흥시장 믿는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3.07 10:18

삼성證, 중장기적 성장세 가능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흥국가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고 신흥국가 성장 역시 멈춘다면 지금 신흥국가에, 증시에 투자하는 이유는 뭘까.

우려가 높지만 신흥시장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7일 '신흥시장의 성장:멈추지 않는 스토리'라는 보고서를 통해 우려와 달리 신흥시장은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05년부터 시작된 신흥시장의 성장이 단순한 경기 호조에 따른 결과는 아니다.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의 이동이다. 글로벌 경제의 성장 동력은 이제 신흥시장만 가능하다.

이나라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흥시장이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다소 주춤거리고 있지만 신흥시장의 성장이 지속된다는 것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과거 글로벌 헤게모니의 이동과 함께 주식시장은 폭발적인 상승세를 맞이했다. 단기적인 부침은 있을 수있지만 큰 그림에서는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

이 연구원은 "한국 역시 신흥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며 "신흥시장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주식시장에 머무른 자만이 단 열매를 맛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헤게모니, 이제 신흥시장으로
19세기 전세계를 호령했던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칭호까지 받았다. 그러나 세계 대전이후 경제의 중심은 미국으로 이동했다.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다. 일본이 경제 패권을 넘봤으나 부동산과 주가의 버블 붕괴에 따른 '잃어버린 10년'으로 실패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은 IT버블 붕괴와 계속되는 쌍둥이 적자로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문제로 글로벌 경기 우려가 높아졌지만 신흥시장은 이를 방어해줄 성장 동력으로 꼽혔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다. 중국은 '팍스 시니카(PAX SINICA)'라는 말을 만들어낼 정도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위치를 구축하면서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으로 등극했다. 많은 차이나 달러는 전세계 원자재 시장을 급등시켰고 미국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 등을 사들였다.

이 연구원은 "경제 전 영역으로 세력을 넓혀가는 차이나 달러의 파워는 중국이 세계 경제질서를 바꿔 나가는 새로운 축으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했다면 인도는 '세계의 사무실'로 부상했다. 인도는 IT와 소프트웨어 산업이 다른 산업의 발전을 이끄는 모양새다.

신흥시장 성장, 믿을 수 있는 이유

중국과 인도 등 신흥시장이 대세를 쥐는 듯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로 미국 등 선진국 경기가 위협을 받자 신흥시장도 성장 동력을 잃는 것이 아니냐라는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내부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도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삼성증권은 신흥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신흥시장의 성장동력이 바뀌고 있다.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가 점차 성장 동력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소매판매 증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투자가 멈추는 것도 아니다. 신흥국가의 도시화율은 선진국보다 한참 뒤떨어져 인프라 투자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선진국의 경기 침체는 금융시장으로 제한돼 있다. 실물 경기에 바탕을 둔 신흥시장의 성장이 깨질 위험이 적은 이유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단기간에 마무리된다면 영향 역시 제한적이다. 이 연구원은 "침체가 길어져도 소비자들은 고가품의 소비를 줄이지 신흥국가에서 만들어진 저가품의 소비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흥시장이 선진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것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믿음의 근거다. 2006년 아시아 역내 무역규모는 1조6000억달러로 아시아 전체 무역규모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대북미 무역 규모는 증가 속도가 미미해 아시아 역내 무역 규모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신흥시장 성장, 한국에 독인가 약인가
신흥시장이 성장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가. 신흥시장이 라이벌로 부정적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가라는 우려도 가능하다.

삼성증권은 우선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경제의 파이가 커지면 한국경제 역시 저변이 확대되는 효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수출 다변화를 가능케 해 체력을 튼튼히 하는데도 일조할 전망이다.

신흥시장의 성장은 국내 산업 구도의 변화와 재편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외면당하던 철강, 조선, 기계, 화학 등 '굴뚝산업'이 한국경제를 지탱해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자본 시장 측면에서는 일장일단이 있다는 것이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이미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기록중이다. 더욱 매력적인 시장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한국에서 떠나간 투자자금은 위험성은 높지만 성장성이 기대되는 신흥국가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고 있다"고 밝혔다.

반대 급부도 있다. 신흥시장의 풍부한 자금의 국내 증시로의 유입 가능성이다. 이미 오일머니는 2005년이후 3조원이 넘는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입됐고 차이나달러의 본격적인 유입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한편 삼성증권의 이번 보고서는 'Stay in the Market'의 근거를 설명하는 두번째 보고서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20일 '주식투자로 얼마나 벌 수 있을까?'라는 보고서를 통해 다른 투자자산보다 높은 주식 투자의 기대수익률을 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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