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보다 0.76%(0.0116달러) 오른 1.5380달러를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5394달러까지 치솟았으며, 7일에도 1.5395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8일동인 7일간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지난 11월 이후 1.43~1.49달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 2월 26일 도널드 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부의장이 "신용시장 경색과 성장률 둔화가 인플레이션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밝힌 후 달러 약세 추세는 가속화됐다.
그의 발언은 연준이 보다 공격적으로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의 발언은 사상처음으로 달러/유로 환율을 1.50달러로 끌어올렸다.
유럽이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유로 대비 달러 약세는 더욱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 트리셰 "금리 인하 쉽지 않다"
트리셰 총재는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를 억제하는게 최우선"이라며 "현재 우리 통화정책은 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은 ECB가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난해 8월 신용경색 발생 이후 적극적인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둔화에 대처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8월 이후 기준금리를 3%로 2.25%p나 인하했다. 연방기금금리선물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0.5%p 낮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0.75%p 인하 가능성도 75%나 된다.
◇ 유럽 금리 인하 쉽게 못한다
유럽은 인플레이션이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가 둔화하더라도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없다. 각자 다른 화폐 체제를 갖고 있던 15개국이 통합해 단일 통화인 유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물가를 더 중시할 수 밖에 없다.
유로존은 단일 화폐인 유로화를 유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가장 물가 안정이 중요하다. 각국마다 인플레이션이 차이가 난다면 결국 단일 통화인 유로화의 존립은 위태롭게 된다. 예를 들어 스페인의 물가 상승률이 10%이고 프랑스의 물가 상승률이 3%라면 어떻게 되겠는가? 다른 화폐를 사용한다면 환율로 간단히 조정될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단일 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유럽통화통맹(EMU) 소속 국가들은 인플레이션 목표인 3%를 유지해야만 하는 숙명(?)을 갖고 있다. 금리를 낮춘다면 인플레는 겉잡을 수 없이 높아질 것이고 나라마다 큰 편차로 발생할 것이다. 이는 혼란 수준을 넘어 유럽 경제의 재앙이 된다. 이 경우 유로화는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될 수 있다.
조금 경기가 위축된다고 하더라도 물가를 잡을 수 있다면 유로존의 경제 안정성은 보장받을 수 있다. 우선 물가가 안정돼야 투자와 소비도 안정되고 이를 통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이 이뤄진다. 그리고 미국 경제와 비교해 유럽 경제 전망이 그다지 나쁘지 않은 점도 ECB가 금리를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이 되고 있다.
ABN암로의 외환투자전략가인 그레그 앤더슨 "트리셰가 금리 인하에 당분간 나서지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유로 환율이 다음주 중반까지 1.55달러선으로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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