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콜→투매→디폴트" 월가 위기감 확산

뉴욕=김준형특파원·박성희기자  | 2008.03.07 05:04

(상보)'Alt-A모기지' 촉매...펠로톤 이어 손버그 칼라일도 디폴트

채권기관들의 마진콜(담보부족분 충족요구)에 응하지 못해 '부도(디폴트)'가 발생하는 금융회사들이 늘어나며 위기감이 월가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담보 자산가치 하락으로 마진콜에 직면한 금융회사들이 보유자산을 헐값에 투매할 것이라는 우려가 주식과 채권가격을 하락시키고 있다. 이로인해 담보가치가 더 떨어져 마진콜 규모가 확대, 디폴트에 직면하는 악순환으로 금융권 전체가 홍역을 앓고 있다. 또 금융회사들에 대한 투자등급 하향이 러시를 이루면서 주가 역시 급락하고 있다.

6일 오후 2시30분 (현지시간)현재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1% 137포인트 하락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개 금융회사 주가가 모두 2% 이상 급락한 영향이 컸다.

모기지 채권투자에 특화된 부동산투자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 급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앤워스 모기지 에셋, MFA모기지 인베스트먼트, 애널리 캐피털 매니지먼트, 캡스테드 모기지 등의 주가가 모두 15% 이상 급락했다.
대형 모기지 업체 중에서도 워싱턴 뮤추얼과 컨트리와이드가 각각 6%가량 하락했다.이로 인해 다우존스 월서 부동산투자신탁 인덱스는 2.8% 급락했다.
신용평가회사 S&P는 이날 워싱턴 뮤추얼의 투자등급을 정크본드보다 겨우 2단계 위까지 하향했다. 손버그의 채권등급 역시 'CCC+'에서 'CC'로 하향했다.

이날 사모펀드 칼라일 그룹이 운영하는 칼라일 캐피털이 은행권의 마진콜 요구에 응하지 못해 디폴트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라일 캐피털은 주택 모기지 채권 투자와 관련해 전날 7곳으로부터 마진콜을 요청받았으며 이 가운데 4곳이 요구한 3700만달러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칼라일은 이어 적어도 한 업체로부터 디폴트 통지를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칼라일은 지난해 7월 3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으며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발행한 220억달러 상당의 'AAA' 등급 모기지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

손버그 모기지는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60% 넘게 폭락하고 있다.

손버그는 전날 2800만달러에 이르는 마진콜을 맞추지 못해 크로스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크로스 디폴트는 한 대출 계약에서 부도가 발생하면 다른 채무에 대해서도 일방적으로 부도를 선언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앞서 지난달말에는 손버그와 함께 헤지펀드인 펠로톤 파트너스 역시 마진콜에 직면, 디폴트 상태에 빠지는 등 마진콜로 인한 금융회사들의 부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마진콜에서 촉발된 디폴트 사태는 지난달 14일 UBS가 서브프라임 모기지관련 부실로 4분기 137억달러의 사상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힌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UBS는 당시 서브프라임 뿐 아니라 266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알트에이 모기지 관련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투자자들은 UBS가 자본확충을 위해 대규모 자산매각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고, 상대적으로 매각이 쉬운 알트에이모기지가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이라는 전망으로 인해 가격 하락에 더욱 가속도가 붙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JP모간앤체이스는 6일 UBS가 240억달러 상당의 알트 에이(Alt-A) 모기지 채권을 헐값에 처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의 자산 상각 예상치도 당초 150억스위스프랑에서 185억스위스프랑으로 늘려 잡았다. 지난해 UBS는 190억달러의 자산을 상각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차입자의 신용도와 부채 규모, 담보 능력 등에 따라 프라임(우량), 알트에이(Alt-A·보통), 서브프라임(비우량)의 세 등급으로 분류된다.

알트에이는 보통 서브프라임 이상, 프라임 미만의 신용도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모기지이다. 대출서류가 간편하기 때문에 상환능력을 문서로 증명하기 힘든 자영업자들이나 투자용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주로 많이 대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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