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재정적인 측면에서는 적게는 1000만원, 많게는 수천 만원의 밑천을 가지고 하는 게임이고, 시간적인 측면에서 하루 60분 주 400분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는 게임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사람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의 40대는 인생의 가장 바쁜 시기이기에 지극히 예외적이라고 봐야 한다. 설혹 그 이상의 투자를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과연 골프가 그렇게 까지 할 일인가도 생각해볼 일이다.
한정된 재원을 투자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면, 당연히 그 재원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투자해서 이익을 극대화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골퍼들은 투자 수익률이 가장 낮은 롱 게임에 ‘몰빵 투자’를 하고 있다.
그러고서는 투자 수익이 적다고 아우성이다. 연간 수천 만원과 경제활동 시간의 약 10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투자하는 일을 그렇게 해서야 되겠는가? 남자들에게 거리를 얼마나 보내고 싶으냐고 물어보면 ‘저는 거리 욕심 없어요’ 하면서 230야드는 보내고 싶다고 얘기한다.
거리가 안 난다고 울상을 하고 들어서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220야드 밖에 안 나간다고 하소연을 한다. 거리는 250야드 나가는데 훅이나 슬라이스 때문에 고생하고 있거나 일관성이 없어 힘들어 한다.
보통의 40대 남자는 LPGA 여자 프로와 비교해 볼 수 있겠다. 여자프로는 근력이나 유연성에서 40대 남자만 못할 리 없다. 그녀들의 평균 비거리가 250야드 정도다. 그들의 훈련과정을 생각해 보라. 하루 종일 골프만 하고 사는데 드라이버 연습은 또 얼마나 할 것인가?
한 전문회사에서 실측한 결과 대한민국 남자들의 드라이버 비거리의 평균은 216야드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 220~230 야드라는 거리가 결코 욕심 없이 편안하게 보낼 수 있는 거리일 수가 없는 것이고, 그렇게 호락호락한 거리가 아닌 것이다. 250야드를 보내기는 하지만 안정이 안 되는 병의 근본원인은 노력대비 기대수준이 높아서 생긴 병임에 틀림없다.
투자 대비 수익률이 좋기로는 숏 게임만한 것이 없다. 롱 게임에의 투자는 투자량 대비 실력의 향상이 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숏 게임은 투입된 시간대비 실력의 향상이 뚜렸하다. 숏 게임 실력의 향상은 노름판에서 두둑한 밑천을 가지고 있는 것과도 같다. 숏 게임을 잘 하면 롱 게임에서의 실수를 만회할 자신이 있으니, 롱 게임에서의 실수가 줄어든다. 당연히 스코어의 기복도 없어진다.
롱 게임에의 투자는 부동산 투자나 우량주에 대한 투자처럼 장기 지속적인 투자다. 그러니 단기적인 성과를 내거나 확실한 수익을 기대한다면 당연히 숏 게임에 투자해야 한다. 그에 비해 퍼팅은 초 단기 투자도 가능한 부분이다. 잘 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으니 공부로 얘기하자면 벼락치기 와도 같다.
필드에 나가지 전날이라도 연습을 하고 그마저도 안 했다면 당일 날, 30분 정도만 연습을 해도 꽤 효과를 볼 수 있다. 골프가 독이 아니라 약이 되려면 롱 게임이나 풀 스윙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수익률에 대한 기대도 낮추면서 한정된 재원을 숏 게임과 퍼팅에 적절히 분산투자를 해야 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