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삼성 떡값 불똥에 반격 나서

송기용 박재범 기자 | 2008.03.06 16:58

'무고' '마녀사냥'으로 평가절하, '사정라인 무력화 기도' 주장도

인사파문이 재연될 것인가. 장관 인선 과정에서 갖은 곤욕을 치뤘던 여권이 이번에는 '삼성 떡값'이라는 예상치 못한 덫에 걸려 고민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의 날선 칼날이 청와대 민정수석,국가정보원장 내정자 등 정권 핵심인사로 날아들자 당혹한 표정이 역력하다.

여러차례 입증됐듯 '삼성 떡값'의 위력이 장관들을 낙마시킨 땅투기,이중국적,논문표절 등에 못지 않은 메가톤급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여권은 이날 '무고(誣告)' '마녀사냥' 등 수위높은 표현으로 사제단과 김 변호사의 폭로를 평가절하하며 불끄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이날 화력을 총동원해 사제단과 김 변호사를 공격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근거없는 의혹이 증폭되고, 사회적 논란이 되고, 결국 시간이 지나고 보니 실체는 없는 이런 행태는 곤란하다"며 "대통령도 이번 일에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한국의 무고 건수가 일본보다 무려 2만배나 많다는 애기가 나왔다"며 "아무것도 아닌 일로 소송을 제기해 남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는 것은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이 이번 사건을 '떡값 파문'이라고 이름 붙이는데, 파문이라면 뭔가 실체가 있고 파장이 있어야 하는데, 과연 실체가 있기나 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선을 앞두고 양심선언 형식으로 한나라당과 새로 탄생된 정부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사제단을 비난했다. 그는 "과거 낙천·낙선운동을 벌였던 시민단체들도 마녀사냥식으로 여론몰이를 했었는데 나중에 보면 특정 정치세력과의 연계사실이 드러났다"고 사제단 폭로의 배경에 의문을 제기했다.

◇"사정라인 무력화 기도"= 파문의 당사자인 김성호 국정원장 내정자와 이종찬 청와대 민정수석도 "사제단과 김 변호사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라며 "무분별한 폭로에 맞서 끝까지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국정원장 내정자는 "이번 폭로에서 현 정부 사정라인을 무력화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제단이 지난해 임채진 검찰총장의 청문회 전날 금품수수 의혹을 제기해 도덕성에 흠집을 내고 검찰 수사라인을 무력화하려 했다"며 "이번에도 국정원장 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무분별하게 폭로한 것은 국가 정보라인을 무력화 시키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생각할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 내정자는 "김 변호사의 일방적이고 황당한 주장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어 강력한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내일부터 국회에서 열리는 국정원장 인사청문회에 김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해 진상을 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종찬 민정수석도 "변호사를 선임해 모든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며 "현재 적합한 변호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특검이 삼성비자금 사건을 수사중인 만큼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며 "막연한 소문이나 추측에 근거한 폭로성 주장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악습"이라고 주장했다.

◇"고소영,강부자 이어 떡값 정부냐" = 야당들은 일제히 총공세에 나섰다. 관련자의 즉각 사퇴는 물론 이명박 정부 인사시스템의 허점을 또다시 도마위에 올렸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에서 국가의 기강을 바로잡고 부정부패와 싸워야할 권력기관의 수장들이 오랜 기간 재벌로부터 떡값을 받아왔다는 것은 참으로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러한 의혹에 관련된 사람들이 중요한 요직에 있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검증시스템에 결정적 하자가 있다는 것을 재차 보여준 것"이라며 "고소영 정부,강부자 내각에 이어 이제는 떡값정부라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고 비꼬았다.

민주노동당도 충격,경악 등의 표현을 쓰며 공세에 가세했다. 박승흡 민노당 대변인은 "이명박 정부가 직접 사실 진위를 밝히고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이들에 대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면서 "정부가 국민이 납득할만한 조치를 즉시 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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