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지만 탈당은 좀…" 탈락자 속앓이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 2008.03.06 15:59

박지원·김홍업 거취엔 DJ 의중이 결정적 변수

통합민주당 공천심사위원회가 비리 전력자에 대해 예외없는 공천배제를 결정함에 따라 탈락 예상 인사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최대 관심은 탈당 여부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름이 알려진 간판급인데다 해당 지역에 다져놓은 조직도 만만치 않다. 무소속 출마해도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탈당은 부담이다. 공심위가 공천 쇄신이란 명분을 쥔 상황에서 섣부른 탈당은 자칫 자신의 비리를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 특히 총선에선 소속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준단 점에서 무소속 출마는 리스크가 크다.

이에 지난 5일 공심위 결정에 강력 반발했던 탈락자 대부분은 탈당과 같은 극단적 선택보다 공심위에 재심을 요구하는 등 당에 남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용희 국회부의장(충북 보은·옥천·영동)은 공심위 결정에 반발했지만 무소속 출마 가능성은 미지수다.

당 일각에선 그가 최고령 신청자인데다 당 원로급이란 점에서 "이 부의장을 최대한 설득,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이탈을 막으면 다른 탈락자들의 동요도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김민석(서울 영등포을) 신계륜 전 의원(성북을)은 각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이란 중책을 맡고 있는 만큼 공심위 결정을 인정하지 못하더라도 탈당하기엔 정치적 부담이 크다.

안희정 전 참여정부 평가포럼 집행위원장(충남 논산·계룡·금산)은 이날 "다시 검토되고 재심되길 희망한다"고 요청하면서도 사실상 공심위 결정을 수용했다.


이상수 전 노동부장관(서울 중랑갑)은 재심을 요구했다. 이 전 장관 역시 탈당보다는 당 지도부가 전략 공천 등의 방식으로 '구제'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강경파도 있다. 설훈 전 의원(서울 도봉을)은 탈락이 확정될 경우 탈당을 결행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전남 목포)과 김홍업 의원(전남 무안·신안) 등도 탈당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사람은 공심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무소속 출마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선택엔 김 전 대통령의 '훈수'가 결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DJ가 출마를 권유하거나 최소한 탈당을 막지 않을 경우 호남에서 민주당의 선거 전략엔 중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DJ가 이들을 만류한다면 공심위 결정을 둘러싼 파동은 급격히 가라앉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공심위 결정의 여파는 호남보다 수도권에 더 클 거란 분석이다. 신계륜 사무총장과 김민석, 이상수, 설훈 전 의원 등은 비교적 인지도가 높고 모두 서울이 지역구다.

단 1석이 아쉬운 민주당으로선 당장 이들을 대신할 카드를 찾아야 하는데 대안을 찾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당이 흔들리는 모습을 오래 보여주는 것도 부담스럽다. "공심위는 원칙을 밀고 가되 지도부가 적극 나서 반발을 만류하고 당 단합을 주도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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