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천혁명'에 '속타는' 한나라당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 2008.03.06 11:10

우호 여론 민주당에 집중...공천잡음에 영남공천 앞두고 '고심'

민주당의 공천 개혁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속내는 착잡하다. 겉으론 애써 태연하지만 속이 바짝 타들어가는 조바심마저 느껴진다.

한나라당은 최근 공천 탈락자들의 반발에다 공천 부적격자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다 당 지도부와 공천심사위원회간 미묘한 갈등 기류가 더해져 공천잡음으로 시끄럽다. 논란 끝에 '공천혁명'을 이뤄낸 민주당과 뚜렷이 대비되는 모습이다.

특히 한나라당은 '화약고'인 영남권의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둔 터라 당내 긴장감은 날로 더해가고 있다. 공천 결과에 따라 당내 갈등이 표면화하면 부정적 여론이 고스란히 한나라당에 집중될 수 있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이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당 지도부는 5일 부쩍 '개혁공천'이란 말을 자주 입에 올렸다. 온전히 민주당을 향하고 있는 여론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의식적인 발언들이 잇따랐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당헌.당규를 다 고쳐서 금고 이상 형을 받은 분들은 아예 (공천) 신청도 못 받게 했다"며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벤치마킹해서 우리 수준으로 따라오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공천 개혁을 한나라당 따라하기로 폄하한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한나라당은 평소에 개혁공천을 위해 몸부림쳐 왔다"며 "한나라당이 얼마만큼 개혁공천을 했는지는 주말에 공천 결과가 발표된 후 평가하면 된다. 건강한 공천을 하겠다"고 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부정비리 전력자의 '선별구제론'를 펴 온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했다. 그는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나서 '선별구제'한다고 저항하고 있는 데 그건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마치 큰 개혁을 하는 것 같다" "민주당은 왜 그렇게 비리 전과자가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는 말과 함께 "한나라당은 계파 이익을 떠나서 개혁적 공천을 하면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겠다"고도 했다. 다분히 국민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다.

하지만 '개혁공천'을 약속한 당 지도부의 바람과 달리 공천 작업은 연일 진통을 겪고 있다. 공천 뇌관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 부산경남(PK) 등 영남권 공천이 특히 그렇다.

당 공심위는 지난 4일과 5일 각각 TK, PK 지역을 심사했으나 예정에 없던 재압축 과정만 밟았을 뿐 공천 내정자는 주말 들어서야 일괄 발표키로 한 상태다.

표면적인 이유는 "공천 심사의 효율성을 기하기 위한 것(정종복 공심위 간사)"이지만 '물갈이폭'을 결정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친 이명박 대통령)-친박(친 박근혜 대통령)'간 계파 안배 및 고령·다선 중진의원들의 교체 여부를 두고 기싸움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당내에서는 일단 공심위가 계보간 안배를 적정하게 유지하는 선에서 영남 공천을 마무리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정 계파 중심의 공천으론 당내 갈등이 깊어져 총선 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예상치 못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론이 민주당의 공천개혁에 우호적인 이상, 이에 준하지 않는 개혁공천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적 비판에 직면할 수 있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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