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믿음이 필요한 시간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3.06 08:35

서서히 방향성 모색... 향후 지표 꼼꼼히 살펴야

사실 올해 증시 흐름을 보고 겁을 먹지 않은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스스로를 강세론자 혹은 비관론자라고 칭하면서 일관된 소신을 갖기에도 힘든 시간이었을 것 같다.

물론 '지루한 변동성 장세'라고 예측한 사람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당분간 판단을 보류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유는 이렇다.

먼저 시장의 거래가 줄어들고 있다. 최근 거래는 지난해 4월 이후 거의 1년만에 최저수준이다. 변동성을 예측하면서도 상승믿음을 가진 투자자라면 하락장에서 꾸준히 매수했을 것이고, 하락믿음을 가진 투자자라면 상승장에서 꾸준히 매도했을 것이다.

그러나 춤추는 지수 속에서 지쳐가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하루하루 바뀌는 증권가의 시장전망에 지쳐 포기하거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모습이다.

증시는 '불확실성'을 가장 싫어한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은 너무나도 '확실한'흐름을 보이고 있다.

나쁜 지표에 대해 반응하는 정도도 '패닉'이 아니라 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응하고 있고, 정책적 시도에 대해서도 적당한 수준의 반등을 보여주고 있다.

믿음을 가진 투자자라면 앞으로의 상황을 꼼꼼히 따져가면서 투자를 시작해볼 시점이 아닐까. 미국의 경제지표 뿐 아니라 중국의 전인대, 한국의 금리인하 여부 등이 살펴볼 만한 요소가 될 것이다.

뉴욕증시가 전일 사흘만에 반등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44.19포인트(0.34%) 오른 1만2254.99로 마감했다. 나스닥은 12.53포인트(0.55%) 상승한 2272.81을 기록했다.

S&P500 지수 역시 6.95포인트(0.52%)오른 1333.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채권보증업체인 암박에 대한 구제책발표에 대한 기대와 더불어 서비스업지수가 소폭 개선되고, 에너지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강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오후 발표된 암박의 자금조달 규모가 기대에 못미치는 15억달러에 그치고, 베이지북 역시 스태그플래이션 우려를 키우면서 오름세는 줄어들었다.

신영증권은 국내증시가 면역력을 갖춰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새로운 하락 추세가 시작된 것으로 비관하거나 이전 저점이 재차 위협받을 가능성에 대비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전략으로 급선회할 필요는 없다"며 "상반기 중 증시 랠리가 가시화될 것에 대비해 1,600선의 영역에서는 주식 포지션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은 3월말부터 시장이 확실한 방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윤학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회의가 예정된 3월 중순까지는 금리인하 기대감과 달러화 약세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른 주식시장의 혼조현상도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주식시장은 그 이후에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현재 미국 연방기준금리(FFR: Federal Funds Rate)는 3.0%이지만 시장에서는 3월 18일로 예정된 FOMC회의에서 50bp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100% 반영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1월말의 금리인하 때처럼 시장의 센티멘트가 미연준의 금리인하를 금융시장 안정, 유동성 공급의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이지 않고 경기침체를 인정하고 사실상 확인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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