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악재에도 뛴다" 유가 또 신고가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03.06 08:16

연말 110~120달러 갈 듯

우려한 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5일(현지시간) 생산량 동결을 결정했다. 가장 중요한 유가 결정자 중 하나인 OPEC의 생산량 동결은 같은 날 터져나온 미국의원유 재고 감소 소식과 함께 유가를 또다시 사상 최고치로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4월물 가격은 전날에 비해 5달러(5%) 급등한 배럴당 104.52달러로 마감했다. 이날 장외 전자거래에서는 104.9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OPEC, 증산 의지 없다

OPEC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연례회의에서 차기 회의(9월9일) 때까지 산유량을 현재의 하루 3200만배럴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OPEC가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길 바란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유가 결정에 대한 OPEC의 입장 변화도 엿볼 수 있다.

차킵 카릴 OPEC 사무총장과 회원국 석유장관들은 회의에 앞서 최근의 고유가가 원유 공급 부족 때문이 아닌 달러화 약세와 투기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증산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OPEC의 산유량은 5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지만 공급 이외의 다른 부분에서 유가 상승 요인이 생겨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OPEC가 유가 조정능력을 상실했음을 시인한 것과 마찬가지다.

유가 안정 언제쯤


OPEC의 산유량 동결과 함께 미국의 지난 주 원유 재고가 예상을 뒤엎고 감소한 것도 이날 유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간의 긴장 고조도 문제였다.

이번 주변국과의 갈등 고조를 문제삼지 않더라도 베네수엘라는 국제 유가의 새 불안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외교가 문제다.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석유 수출 통제를 통해 국가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발상을 갖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외교의 가장 전형적인 예가 다국적기업 엑손모빌과 석유개발권을 국유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대미(美) 석유 수출 중단 선언. 베네수엘라는 엑손모빌이 석유개발권 국유화에 반발, 이 문제를 외국 법정에 호소하자 즉각 미국으로의 석유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전세계적인 경기 둔화 추세에도 불구, 원유 소비량은 견조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시간 경기 침체 우려로 미국은 거듭 금리 인하 의지를 표명하고 약달러 현상은 가속화되고 있다. 결국 한동안 고유가 기조에 변화가 생기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고유가 장기화는 지금 이상의 경기 불안 요소임에 틀림없다.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이 가시화될 경우, 산유국 역시 위기의식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상당수 애널리스트들은 유가가 연말 110~120달러선까지 오른 뒤 완만한 하강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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