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금융선진화 숙제..금융위 출범

머니투데이 서명훈 기자 | 2008.03.05 18:48

금산분리 '시험대' 조직장악·관치금융 불식 '과제'

초대 금융위원회 수장으로 내정된 전광우 전 우리금융그룹 부회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 온 ‘금융산업 육성’과 ‘금융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해묵은 과제인 금산분리 완화를 부드럽게 마무리 짓고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국내로 전파되는 것을 차단해야 하는 일도 풀어야 할 숙제다.

특히 첫 발을 내딛는 금융위원회를 안정시키고 조직개편 과정에서 불거졌던 ‘관치금융 논란’도 잠재워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놓여있다.

◇ 금산분리 등 규제완화 가시적 성과 기대
이 대통령이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기능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 수장으로 민간 출신은 고집한 것은 ‘전봇대’를 최대한 빨리 뽑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규제를 만드는데 익숙한 공무원 출신보다는 시장원리가 몸에 밴 민간인이 적임자라는 판단에서다.

금산분리는 전 위원장의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중소기업 육성과 소외계층 지원 등 핵심 공약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민영화와 우리금융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만 한다.

민영화 작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완화가 선결돼야 한다. 현재에는 연기금과 PEF 등에 대해서는 은행 지분 소유 제한을 완화한다는 큰 방향만 결정된 상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고 반대하고 있는 시민단체와 학계를 설득하는 것도 신임 위원장의 몫이다.

물론 금산분리 완화로 발생할 수 있는 은행의 사금고화 방지 장치를 마련하고 사후 감독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다. 이밖에도 700만 금융소외자에 대한 지원 방안과 자본시장통합법 정착 등도 풀어야할 숙제다.

이와 관련 전 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의 패러다임을 선진화하고 시장친화적으로 금융 글로벌화를 이루겠다"며 "시장참여자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 국제금융시장 불안 차단, 조직 장악 ‘숙제’
당면한 과제는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 부실에서 시작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로 요약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은 중소기업 부실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중소기업대출을 늘려온 금융회사에 직격탄이 될 우려가 크다.

이 대통령이 ‘국제금융 경험’을 첫 번째 금융위원장 조건으로 제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은행(IBRD) 근무 경험과 씨티은행 등 세계적인 금융회사 CEO와 두터운 친분 등이 전 위원장 발탁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첫 민간 출신의 금융감독기구 수장으로서 관료 조직인 금융위원회를 제대로 꾸려나갈 수 있을지는 다소 의문이다. 전문성에 대해서는 자타가 공인하고 있지만 관료 사회를 장악할 만큼 카리스마를 갖췄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검증이 덜 된 상태다.

또 금융위원회 출범에 따른 관치금융의 우려도 해소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금융정책과 금융감독 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가 시장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밖에도 정부의 정책 논리와 시장 논리가 충돌할 경우 전 위원장이 수석 경제부처인 기획재정부와 청와대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얼마나 시장 친화적인 행보를 할 수 있을지 금융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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