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그라·고혈압약 '가짜약 많아'

머니투데이 신수영 기자 | 2008.03.05 17:03
"중국에 갔더니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 짝퉁이 버젓이 팔리고 있더라. 다양한 가격에, '아그라' 등 이름만 유사하게 조금 바꿔서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사람들이 농반진반으로 중국서 발기부전제 A를 안사왔느냐 묻는데 사올 걸 그랬나 하고 조금 후회했다."

최근 중국여행을 다녀온 K씨의 말이다. 이처럼 잘 팔리는 의약품의 유사품이 나돈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화이자의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는 가짜약 분야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

누구나 관심이 많은 '성기능 개선'과 관련된 약인데다, 의사처방전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지만 병원에 가서 상담을 받거나 약국에서 사기가 꺼려진다는 이유로 불법 유사품이 흔하다.

만성질환인 고혈압 치료제도 가짜약 제조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장기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이 크고 꾸준하다는 게 매력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서며 전체 의약품 시장의 11%를 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가짜약을 만든 일당이 적발되며 이슈가 된 한미약품의 '아모디핀'도 고혈압 치료제다. '아모디핀'의 주성분인 암로디핀은 고혈압 시장에서 가장 잘 팔리는 성분 중 하나.

지난 2003년과 2005년 가짜약이 유통됐던 화이자의 '노바스크' 역시 암로디핀이 주성분이었다. 보다 가깝게는 2006년 LG생명과학의 고혈압 치료제 '자니딥' 가짜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이런 가짜약들은 주성분이 정품과는 다르다. 이번 '아모디핀'의 경우 주성분인 암로디핀의 성분이 정품의 60%밖에 포함되지 않았다. 환자는 같은 양이라고 생각하고 먹지만 막상 복용량은 실제의 60% 밖에 안되는 셈. 이 경우, 혈압관리에 실패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주성분의 화학구조(작용기 등)를 조금 바꿔 만드는가 하는 식으로 성분이 바뀐 경우다. 효과는 있다치더라도 안전성이 확인된 바가 없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위조품의 경우 어떤 성분으로 구성됐는지 알 수 없다"며 "기존 용량보다 많이 들어간 것도 있고 아예 없는 경우도 있고 다양하지만 정확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게다가 판매허가를 받기 위해 실시하는 안전성 검사도 거치지 않아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발기부전치료제나 고혈압 치료제 모두 전문의약품인만큼 의사의 처방전 없이 약국 아닌 곳에서 샀다면 가짜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한편 전문가들은 약국에서 가짜 전문의약품이 정품으로 오인돼 판매될 경우는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의약품 유통경로가 개선되면서 약국과 제약사, 도매상이 거래내역 없이 약품을 거래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의약품에 전자칩을 부착하거나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해 이력을 추적하는 일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