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명모트롤 인수, 왜 '㈜두산'이 나섰나?

더벨 김민열 기자, 박준식 기자 | 2008.03.06 12:58

업무 관련있는 인프라코어 대신 주체로… 지주사 전환 앞두고 자금줄 확보

이 기사는 03월06일(09:2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판도라의 상자가 점점 열리고 있다."(두산 고위 관계자)

글로벌 중장비 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두산의 이유있는 인수합병(M&A)이 연초부터 시장을 달구고 있다.

지난 1월 BNG증권에 이어 동명모트롤까지 인수하면서 '판도라의 상자'에 비유되는 두산의 인수합병 대상 기업 '위시 리스트(wish list)'가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것이 증명되고 있기 때문이다.

두산이 국내 유압부품 1위 업체인 동명모트롤(옛 동명중공업) 인수를 검토한 것은 1년6개월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유수 경쟁업체들이 핵심기술부품을 '인 하우스(in house)' 체제로 발빠르게 갖춰나가는 반면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중공업 등 국내 업체들은 이같은 고민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다.

글로벌 중장비 업체로 거듭나려면 핵심기술부품의 안정적 조달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이다.

두산은 이 같은 전략적 동기를 바탕으로 동명모트롤 인수를 진행, 우여곡절(?) 끝에 핵심부품의 안정적인 조달과 함께 완제품 수요에 적기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동명모트롤은 핵심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어울려 중공업 기계시장에서 두산의 시장지배력을 높이고, 규모의 경제를 얻게 될 전망이다.

재무적으로도 중공업 계열사와 원재료를 공동 구매해 원가절감과 조세경감 효과를 노릴 수 있다. 지난해 인수한 밥캣과의 시너지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 측은 동명모트롤의 3년뒤 매출액이 지금보다 2배가량 늘어난 4500억원, 영업이익은 4배 가량 늘어난 5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일반적인 시너지 전망 외에 이번 인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인수주체로 ㈜두산을 내세운 점이다.

전문가들은 동명모트롤이 두산그룹의 구조조정(Restructuring)에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동명모트롤의 인수주체로 두산인프라코어가 아닌 예비 지주사 ㈜두산을 선택한 것은 대부분의 국내 지주사들이 자회사의 배당 등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과 비교되는 행보를 보여준다.

지주사 전환과 맞물리는 그룹의 구조조정을 앞두고 지분구조 개혁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지배구조 정점에 서게 될 지주사에 '캐시카우'를 만들어 준 셈이다. 물론 합병을 전제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두산은 이에 앞서 지주사인 ㈜두산의 사업목적을 추가했다. 주류, 출판, 전자 등 기존 사업과 함께 지주회사 전환시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겠다는 의지다. 두산은 지난해 7월 밥캣 인수시 ㈜두산에 밥캣의 지적재산권과 라이센스에 따른 수익을 떼어주기도 했다.

부품 측면에서는 두산인프라코어와 수직계열 형태를 이루지면 재무적인 면에서는 독립성을 보장하겠다는 포석도 깔려있다.

두산이 추진중인 지배구조 전환작업이 수차례의 크고 작은 M&A를 통해 여전히 진행형인 셈이다. 두산의 이유있는 M&A가 관심을 끄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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