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은 "세계 시장에 나가기 위해서는 약을 파는 것보다 글로벌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며 "제품 자체보다 등록서류 등 서류작업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연구소가 글로벌 규격에 맞게 데이터를 관리하고, 해외진출 서류작업 등을 담당할 마케팅 전문가를 대폭 늘린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단순히 해외매출 규모가 세계화의 척도가 아니라는 얘기다. 동아제약의 수출규모가 1000억원을 넘었던 적이 있었다. 불과 5년전인 2003년이다. 그런데 지난해 수출규모는 250억원. 해외 매출이 왜 이렇게 줄었는지 의아해할 수도 있다. 현재 수출하는 품목은 모두 '약'이지만 예전에는 쌀, 비료 등 닥치는대로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중에서는 가장 빨리 신약개발에 눈에 떳기에 동아제약은 자체 신약으로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으로 나갈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2002년말 발매한 천연물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2007년 국내에서 약 600억원, 2005년 11월 발매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는 지난해 국내에서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자이데나는 경우 중동 및 러시아를 비롯한 전세계 28개국 누적수출 계약액이 국산 신약으로는 최대인 1억3800만달러(5년간) 규모에 달한다.
김 사장은 "하지만 현재의 신약수준으로는 진정한 의미의 세계시장 진출이라고 볼 수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현재보다 한단계 높은 수준의 신약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신약으로 2010년까지 2개 제품 정도가 임상2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아제약의 올해 수출액은 32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품목별, 지역별로 구체적인 계약 등을 통해 추정된 목표치다. 김 대표는 "해외수출액이 2000억원 수준을 넘어서면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2010년 수출 1000억원, 2012년 2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궁극적으로는 해외수출액이 전체매출의 절반은 넘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수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 매출의 10%를 차지한다.
김 사장은 "동아제약의 이미지가 박카스, 판피린에서 전문의약품 회사로 많이 바뀌었다"며 "이 때문에 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한 우수한 인력들이 동아제약에 들어오고 있는데 요즘 가장 즐거운 일"이라며 웃었다. 회사의 가장 좋은 곳에서 식사와 커피를 마시게 하겠다는 김 대표의 작은 실천이 '글로벌 동아제약'의 밑거름이 될지 업계는 눈여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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