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신용정보업 발전을 위한 제언

이판암 신한신용정보 사장 | 2008.03.05 10:18
얼마전 대형 대부업체에 대해 이자율 준수, 채권 추심의 적법성 등 항목들을 중점으로 금융감독원이 직권조사를 실시키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금융감독당국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대부업체에 대한 직권조사 결정은 늦게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금융의 하부산업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회의 인식이 부정적인 신용정보업의 고찰을 통해 바람직한 개선 및 발전방안에 대한 제언을 하고자 한다.

신용정보회사는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에 따라 금융감독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신용조회업, 신용평가업 4가지 업무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영위하고 있다. 국내 신용정보업은 외환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과 신용카드 유동성 위기로 인한 대규모 부실채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채권추심업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다른 금융산업에 비해 과도한 업무영역 제한과 규제, 채권추심 위탁계약 구조 관행, 이에 따른 무리한 채권추심 행위, 업체의 영세성 등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신용정보회사의 선진화와 대형화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용정보 관련 제도가 가장 선진화된 미국의 경우 소비자 보호 차원의 부당추심 행위 관련 규제 외에는 영업범위 등 일반 기업 활동에 특별한 규제가 없다. 미국 정부는 원칙적으로 겸업을 허용해 채권추심업체의 대형화 및 글로벌화를 유도하고 있다.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 및 영국 등에서도 이미 공공채권 및 조세채권에 대한 징수업무의 위탁이 허용돼 민간위탁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의 경우 2003년 말 기준으로 지방자치단체 세금징수업무의 약 20%를 민간에 위탁 중이며 영국은 민사채권에도 허용할 정도다. 영업범위도 부실자산 매매, 고객관계관리(CRM) 솔루션 제공 및 위탁, 현금관리, 청구대행(Billing), 신용회복제도 같은 관련 영역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국내 신용정보업 또한 환경 변화와 금융산업 선진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신용정보 관련 제도 및 법률의 정비가 필요하다. 우선 신용정보법에 '상행위로 인한 상사채권'으로 한정돼 있는 수임대상 채권의 영역을 민사채권 및 공공채권, 조세채권까지 위탁 가능하도록 확대해야 한다.

또한 단순 채권추심 위탁뿐만 아니라 채권매매업까지 영업범위를 허용해 전문지식과 시스템을 갖춘 신용정보회사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해야 한다. 위임계약직 채권추심원의 법제화 및 신용정보협회의 법정 기구화 등을 통해 신용정보업의 선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아울러 현행 단순 회수 목적의 채권추심업무 위탁계약이 아닌 채권관리의 토털 아웃소싱(연체 안내부터 상각 및 회수업무까지)을 통해 채권자와 채무자, 신용정보회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계약 형태로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채권자는 브랜드 및 고객관리를, 채무자는 무리한 채권추심 행위로부터 보호를, 신용정보회사는 장기 투자를 통한 고객서비스 향상을 이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신용정보 관련 제도 및 법률 정비와 함께 신용정보회사 또한 무리한 채권추심 행위를 근절하고 선진 경영기법을 도입하는 등 경영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정부는 신용정보업을 포함해 장기적인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일관된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채무자로 하여금 선심성 정책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켜 사회적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약속은 이행해야 한다'는 기본원칙이 지켜질 때 비로소 신용사회는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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