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의 반란..애그플레이션 4문 4답

머니투데이 박성희 기자 | 2008.03.05 08:26
밀값이 일 년 사이에 두 배로 뛰면서 전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 원조기구들은 식량 지원 프로그램을 재고하기 시작했고 영국에선 돼지 사육업자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사료비를 감내하지 못하겠다며 다우닝가(영국 관청가) 앞에 모여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조용했던 식량시장의 대란은 도대체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 식량시장,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최근 가격이 급등한 건 밀 뿐이 아니다. 옥수수와 대두 등 주요 농산물 가격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지 오래 전이다.

밀값은 지난 달 25일 하루에만 25% 가까이 치솟는 등 일년 새 두 배로 뛰었고,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1990년대 평균가를 웃돌고 있다. 쌀과 커피 가격도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부 국가에선 우유와 고기 가격도 과거보다 두 배 넘게 비싸졌다.

◇ 지금 왜 갑자기 오르나

BBC뉴스의 과학 전문 통신원 톰 페일던에 따르면 세계 상품 시장의 '골디락스 시대'가 끝났다는 분석이다.

지난 30년간 주요 농산물 가격은 너무 비싸지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싸지도 않은 적정선을 유지해 왔다. 가격 변동폭도 거의 없어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이 기간 밀이나 옥수수, 대두 등 기본 식료품의 실질 가격은 오히려 감소한 셈이다.


최근 급등세를 시작으로 장기간 지속된 농산물 시장의 '평화'가 끝나가고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상품 시장에 높은 변동성과 가격 상승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보고 있다.

◇ 가격 급등의 주 원인은

페일던이 꼽은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세계 인구 증가다. 현 추세라면 21세기 중반 세계 인구는 9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인구 대국인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한 이들은 빈곤한 이들보다 많은 식량에 노출돼 있고 그만큼 많이 먹는다. 중국과 인도에선 중산층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식량 수요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

◇ 기후변화와 지구 온난화도 일조

여기에 기후 변화도 농산물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사막화가 가속화하는 데다 잦은 홍수와 강우 패턴 변화는 농업 생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다.

지구 온난화도 빼 놓을 수 없는 주범이다. 식탁에 오르던 농산물들이 친환경 에너지 개발 열풍으로 바이오연료의 재료가 되고 있는 것. 2010년까지 미국에서 생산되는 옥수수의 30%가 에탄올 생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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