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홍석현 회장 소환 조사(종합)

류철호, 김지민 기자 | 2008.03.04 22:07

경영권 승계 의혹 집중 조사‥특검 수사기한 연장

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조준웅 특검팀은 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인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홍 회장은 그 동안 '보광그룹 탈세 사건'과 '안기부 X파일 사건',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수사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으며 수사기관에 소환되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홍 회장은 예정된 대로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한남동 특검 사무실에 도착해 "조사 잘 받겠다, (김용철 변호사 등이 제기한 의혹 가운데)허위 주장이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뒤 곧바로 8층 조사실로 들어갔다.

이날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8시간 가량 걸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인 뒤 밤 9시 50분께 귀가조치 시켰다.

홍 회장은 조사를 마친 뒤, 특검 사무실을 빠져 나가며 취재진들에게 "나 때문에 수고가 많다. (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부분은) 특검이 알아서 하겠죠"라고 말한 뒤 미리 대기 중이던 승용차를 타고 귀가했다.

삼성에버랜드 대주주였던 홍 회장은 자신에게 배당된 전환사채(CB)를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 등 이 회장 자녀들에게 넘겨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이 사건과 관련, 허태학.박노빈씨 등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들은 회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배임)로 먼저 기소됐고 2심까지 유죄 판결을 받은 상태다.

이날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지난 1996년 에버랜드 CB 발행 당시 최대주주(지분율 48%)였던 중앙일보가 CB 인수를 포기한 경위와 그 배경에 삼성 측이 개입했는지의 여부를 조사했다.

특검팀은 또 홍 회장이 이 회장으로부터 중앙일보 경영권을 넘겨받는 대가로 CB 인수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 부분을 집중 추궁했다.


아울러 특검팀은 홍 회장을 상대로 이른바 '안기부 X파일' 사건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이와 관련, 삼성 비리를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은 중앙일보를 위장 계열 분리했고 실소유주는 이 회장"이라며 "중앙일보 실소유주가 이 회장이라고 명시된 이면계약서를 내가 직접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검팀 관계자는 "홍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승계 의혹 등 전반적인 사항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홍 회장과 함께 이날 오후 김용철 변호사를 불러 삼성의 '정.관계 로비 의혹'과 관련한 조사를 벌임과 동시에 삼성화재 증거인멸 사건 수사와 관련해서도 삼성화재 김모 부장을 소환 조사했다.

한편 특검팀은 오는 9일로 1차 수사기간(60일)이 만료됨에 따라 수사기한을 30일 동안 연장키로 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이날 대통령에게 수사기한 연장 신청 공문을 보냈다.

특검팀 윤정석 특검보는 "수사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수사기한을 연장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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