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인플레 압박속 새대통령 탄생

머니투데이 오수현 기자 | 2008.03.04 14:57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가 푸틴 대통령보다 훨씬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고 2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이 대선을 치룬 2000년 당시는 체첸공화국과의 분쟁으로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고조되던 시기였다. 당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출신으로 러시아 안보의 최고 적임자로 부각되며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 속에서 화려하게 대통령에 당선됐다.

2일 실시된 러시아 대선에서 승리한 메드베데프 제1부총리는 푸틴 정권에서 경제발전을 이끌면서 대중적 지지를 얻었다. 그가 제1부총리로 일하던 시기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원유와 천연가스의 가격상승에 힘입어 2006년 7.4%, 2007년 8%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제전문가들은 러시아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러시아 통계청 관계자는 “2007도 물가가 12달러 상승했다”며 “이는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1.5배 빠르게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전문가는 “세계 곡물 가격과 연료 가격 급등으로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러시아도 자유롭지 못하다”며 “더욱이 러시아는 이번 대선을 치루면서 정부 예산지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투자전문잡지 트러스티드 소스의 크리스토퍼 그랜빌 전무는 “이 같은 인플레이션 압박에 대비하기 위해선 정부가 화폐 긴축정책 등 경제정책 전반에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구리예프 모스크바 신경제대 학장은 “인플레이션은 차치하고서라도 러시아 내부에 경제발전을 저해하는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며 그 예로 부정부패, 정부의 비효율적인 경제운용, 국영기업에 대한 특혜로 인한 시장 내 불공정 거래 등을 꼽았다.

특히 구리예프 학장은 정부의 무사안일한 경제정책을 비판하면서 “원유값이 2~3년 내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정부는 넋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에 서둘러 박차를 가해서 나중에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미국 서브프라임발 세계 경기 후퇴가 러시아 경제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랜빌 전무는 “세계 신용시장 침체로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던 해외투자자들이 러시아에 올 한해에만 820억달러 이상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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