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D램업계 "올 게 왔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8.03.04 10:40

마이크론-난야 협력…산업구조조정 '서막'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주식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빼놓고 얘기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그렇다고 삼성전자를 빼놓을 수는 없다. 아직까지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1위의 기업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LCD, 백색가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세계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반도체를 빼놓을 수 없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부문에서 반길만한 뉴스가 나왔다. 미국의 마이크론과 대만의 난야가 50나노 이하 D램 개발에 협력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엘피타, 키몬다에 이은 D램 업계 5위 업체임을 고려하면 마이크론의 행보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아울러 트렌치(Trench) 공정기술을 보유한 난야가 스택(Stack) 기술을 가지고 있는 마이크론의 합종연횡이 뜻하는 바도 남다르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연합이 D램 산업구조조정을 알리는 서막이라고 지적했다.

서도원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루머 또는 몇가지 시나리오 중 한가지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며 "D램 시장의 합종연횡이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또 다른 형태의 제휴 또는 인수합병(M&A)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업계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업체가 D램 부문에서 적자 또는 여러 분기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D램 업체들의 감산, 투자축소, 제휴와 M&A는 D램 경기가 바닥을 지나가고 있음을 뜻한다. 서 애널리스트는 "아직도 심각한 상황에 있는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물론 당장 난야가 트렌치에서 스택으로 기술을 전환한다고 D램 수급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과거 프로모스-하이닉스의 사례를 볼 때 난야는 두번째 8인치 팹(fab)을 먼저 12인치로 업그레드해 새로운 스택 기술을 적용해 볼 것인데 이는 전세계 D램 생산능력의 0.4%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야가 트렌치 기술을 포기하는 것은 또다른 트렌치 기술을 주도한 키몬다의 입지를 어렵게 만든다. 이민희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난야의 트렌치 진영 이탈은 키몬다의 입지를 더욱 어렵게 할 것"이라며 "키몬다의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원석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키몬다는 올해 하반기 65nm buried Wordline 기술로 스택기술을 도입하면서 8F2→6F2 전환도 동시에 진행해 기술 전환시 품질 문제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우리투자증권은 트렌치 업체들의 악순환을 주장했다. 트렌치 업계로부터 반도체 장비 구매액 감소가 불가피해지면 장비업체들은 원가를 높일 것이고 이는 트렌치업체들의 원가 경쟁력을 저하를 가져올 전망이다. 원가 경재력 저하는 다시 구매액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렌치 기술을 바탕으로 D램을 도입할 경우 초기 수율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0.91% 오르는 것에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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