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은 돈을, 난야는 기술을 얻었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03.04 10:29

난야, 키몬다 버리고 마이크론 택한 이유

D램 업계 5위인 미국의 마이크론과 업계 6위인 대만의 난야가 손을 잡았다. 지난해부터 예상돼 았던 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마이크론과 난야는 지난 3일 공동기술 개발과 합작사 설립에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기술 공유, 공동 기술 개발, 신규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추진하게 되며 앞으로 수개월 이내에 본계약을 체결키로 했다.

난야는 그동안 D램 업계 4위인 독일의 키몬다와 손잡고 기술을 개발해 왔고 '이노테라'라는 합작사를 설립해 공동생산해 왔던 회사다.

난야가 키몬다를 버리고 마이크론 품에 안긴 이유는 기술개발의 한계 때문으로 분석된다. 난야는 키몬다가 주도하고 있는 '트렌치 기술' 진영에 포함돼 있었다.

트렌치 기술은 웨이퍼 아래를 파서 막을 쌓는 회로 방식으로 삼성전자 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이 채택하고 있는 스택(Stack; 웨이퍼 위로 막을 쌓아올리는 방식)과 달리 미세회로 공정 전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50나노 이하 공정 전환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결국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올해부터 50나노대의 공정을 적용한 D램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상황에서 난야로서는 트렌치 기술을 버리고 스택 진영으로 옮겨 탈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난야가 마이크론을 통해 스택 기술을 얻었다면 마이크론은 돈을 얻은 셈이다. 마이크론은 지난해부터 적자 상태에 빠져 있는 상황. 새로운 투자를 위한 자금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입장이었다. 난야는 대만 산업계 1위인 포모사(Formosa) 그룹의 일원으로 장기 비전만 있다면 추가적으로 자금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쪽(난야)은 기술이 없고 한쪽(마이크론)은 돈이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연한 결과로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김영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두 회사는 D램 경기부진과 그에 따른 실적 부진 타개책이 필요했고 특히 난야는 키몬다의 기술 로드맵에 대한 신뢰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난야가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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