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낙관론을 잊은 이들에게

머니투데이 김동하 기자 | 2008.03.04 08:16

1주일전 낙관론 '되짚어 보기'

많은 투자자들이 간밤에 잠을 잘 주무시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제 17대 이명박 대통령 취임에 발맞춰 주식, 혹은 펀드에 새로 투자한 사람들이라면 실망감은 더 클 것 같다.

불과 1주일전만해도 국내증시는 반등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그러나 봄의 새싹이 움트기 시작하는 3월. 증권가의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고 있다.

전일 미국증시는 다행히 급락을 멈추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그러나 최근 패턴을 보면 국내증시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4일 개장전. 낙관론을 잊은 이들에게 시장의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사실 새로운 내용은 별로 없다. 불과 1주일전에 팽배하다가 자취를 감춘 논리를 다시 끄집어내는 정도 수준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완화됐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월에는 미국 신용위기로 인해 안전자산선호 경향이 더욱 확산되면서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지만, 2월에는 신흥국 증시가 반등을 주도했다는 것.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또 신흥국 증시 가운데서도 원자재의 비중이 높은 라틴과 동유럽 증시가 선전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기술적 반등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해석했다.

김 연구원은 "신흥국 증시의 부진이 단기간에 마무리되었다는 점은 신흥국의 글로벌 성장 주도력이 훼손되지 않고 있음을 반증하는 대목"이라며 "선진국 대비 상대강도를 기준으로 볼 때 한국증시의 제값 찾아가기(Re-rating) 과정도 진행 중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는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의 모기지시장 안정대책과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대응 등을 감안할 경우 모기지 금리의 하락에 이어 2~5분기의 시차를 두고 연체율도 하락하면서 주택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되는 패턴을 보일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가계와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이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침체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가계의 경우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의 비율이 2002년 이후 줄곧30%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업도는 재무건전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무엇보다도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는 과장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을 대표하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실물경기를 반영한 실업률의 합으로 구해진 경제고통지수(Economic Misery Index)를 기준으로 볼 때,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과장된 면이없지 않다"며 "20007년 기준 한국을 포함한 23개국의 경제고통지수와 주가상승률을 비교해 보면, 경제고통지수가 평균치 이상으로 개선된 12개국의 주가수익률이 +23.4% 였던 반면, 평균치를 하회한 11개국의 주가수익률은 +9.8%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IMF가 발표한 2008년 전망치를 기준으로 추정하자면, 선진국과 신흥아시아가(NIEs : 한국,대만, 싱가포르, 홍콩 등)의 경제고통지수는 전년대비 각각 +0.1%p 와 +0.2%p 씩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



선진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이 아닌 일반적인 경기둔화가, NIEs 는 여전히 경기확장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신영증권도 경기침체의 국면을 주가가 선반영 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주가는 '바겐세일'영역에 있다는 분석을 고수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지난해 12월부터 침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고 경기침체 기간이 올 여름까지 이어진다고 한다면 경기침체의 절정은 3~4월이 될 수 있다"며 "이 시기부터 정책효과 기대로 인해 경기침체 국면의 탈피 가능성을 주가가 선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과거 경기침체의 한 중앙에서 주가가 턴어라운드 하는 경향이 강했다는 점에 근거해서 본다면 다가오는 3~4월에 평균 지수를 회복하기 위한 날개짓이 시작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올해 평균지수를 1850선으로 예상하며, 3~4월이 되면 펀더멘털이 주가를 말하는 정상화 작용 과정이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흥국증권도 3월 주식비중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단 기대치는 낮춰야한다고 부연했다.

최창하 흥국증권 연구원은 "경기 순환주기상 08년 4분기에 미국 경기는 바닥 확인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가는 순환주기에 4~10개월 선행하여 반등해 왔고 미국의 경기 부양책과 금리 인하의 실질 효과가 5월 이후에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월에 코스피는 1,650~1,800포인트의 박스권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몸값 124조? 우리가 사줄게"…'반도체 제왕', 어쩌다 인수 매물이 됐나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