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지표불안vs상품강세' 혼조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03.04 06:55

금융 기술주 부진, 에너지 상품주 반등주도...낙폭회복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마감했다.

3월 첫 거래일인 3일(현지시간) 악화된 경기지표와 상품가격 급등세로 인해 투자심리가 냉각됐으나 저가 매수세 유입으로 장중 하락분을 만회, 보합권을 유지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보다 7.49포인트(0.06%) 하락한 1만2258.90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12.88포인트(0.57%) 내린 2258.60으로 마감했다.
반면 S&P500지수는 0.71포인트(0.05%) 상승한 1331.34로 장을 마쳤다.

금융권의 서브프라임 손실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큰 6000억달러대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다 주요 투자은행의 실적 전망 하향, 버핏의 보험업 이익 축소 전망 등으로 금융주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달러가 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유가와 금 선물 가격은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다. 이를 호재로 엑슨모빌 등 상품주들이 상승하고 ISM 2월 제조업지수도 예상 보다는 덜 악화돼 낙폭 확대를 막았다.

지난주 후반 급락세에 따른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종료 30분을 남기고 장중 하락폭을 대부분 만회하는데 성공했다.

상승종목수가 하락종목 수를 압도하며 업종별로는 금융주와 기술주 2개만이 하락했으나 이들의 지수 영향력이 큰 탓에 지수는 혼조세에 머물렀다.

◇ 손버그 파산위기, 금융권 실적전망 하향...시장 발목

이날도 금융시장의 위기감을 불러일으키는 재료들이 부각됐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이어 알트에이(Alt-A)모기지 자산가치 하락의 '태풍의 눈'으로 부상한 모기지업체 손버그가 마진콜 요청에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51.46% 폭락했다.

손버그는 이날 투자자들의 2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마진콜 요청에 응하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처분하거나 주식이나 채권 발행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힌데 이어 오후 장마감 직후 9억9200만달러의 모기지 자산에 대해 보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진콜 요청에 대응할 자금 마련에 실패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기에는 부족했다. 씨티그룹도 손버그가 파산보호를 신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리먼브러더는 베어스턴스의 1분기 순익 전망치를 종전 주당 1.03달러에서 주당 86센트로 하향 조정했고 오펜하이머는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 골드만삭스의 올해 순익이 평균 1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 주가가 2.61%, 베어스턴스 3.18%,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1.41% 하락하는 등 금융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막판 하락폭이 줄어들기는 했으나 마이너스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AIG가 0.36% 하락하는 등 지난주말 워런 버핏이 '파티는 끝났다'고 영업전망을 어둡게 내다본 보험업계도 주가가 약세권에 머물렀다.

◇ 자동차 판매 실적 급락...소비 침체 여실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도요타 등 미국 시장내 3대 자동차 회사들의 판매가 일제히 급락, 짙게 드리워진 소비위축 현상을 재확인했다.

GM은 지난달 미국시장내 승용차 및 경트럭 판매가 전년 동기대비 13% 감소한 26만8737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와 고유가로 인해 연료소비가 많은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감소가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GM에 이어 세계 2위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는 지난달 18만2169대를 판매, 실적이 전년대비 2.8% 감소했다. 포드자동차는 지난달 판매가 9.3% 줄어든 6만4333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이날 미 증시에서 포드차 주가는 전날에 비해 4.9% 급락했다. GM과 도요타 역시 1.1%, 0.1% 하락하는 약세를 보이며 뉴욕 증시의 악재가 되고 있다.


기술주들의 하락세도 두드러졌다.

ATM 관련기기와 개표기 생산업체 다이볼드가 유나이티드 테크놀러지로부터 주당 40달러에 인수제의를 받으면서 주가가 61%나 급등했지만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를 돌려놓지는 못했다.

인터넷 황제 구글 주가가 3% 물러선 457.02달러로 마감한 것을 비롯, 이베이 1.9%, 아마존 3.2% 등 인터넷 관련주들이 하락을 선도했다 .

이로인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 낙폭이 두드러졌다.

◇ 달러 최저, 원유 금 백금 등 상품 최고가

달러화 급락세로 인한 수요 증가로 금가격과 백금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주요 상품 가격 강세가 이어지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상승이 시장을 지탱했다.
엑손 모바일이 0.85%, 셰브론이 0.6% 상승했다.

세계2위 구리생산업체 프리포트 맥모란은 2.59% 올라선 103.45달러를, 세계 2위 금 생산업체 뉴몬트 마이닝도 1.21% 상승한 52.38달러를 기록했다.

천연가스 강세가 지속되면서 사우스웨스턴이 4.0%, 노블 에너지가 4.5% 오르는 등 아멕스 천연가스 지수가 1.9% 급등했다.

3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금 4월물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장중한때 온스당 992달러까지 치솟은 끝에 전날보다 9.20달러 오른 984.20달러로 마감했다.
백금 가격 역시 장중 온스당 2245달러를 기록한 끝에 전날보다 60.90달러 오른 2241.60달러로 마감했다. 은 가격 역시 1980년 이래 최고 수준인 온스당 20.61달러를 기록했다. 마감 가격은 26센트 오른 10.07달러.
팔라디움은 9.25달러 오른 온스당 581.20달러, 구리 가격은 8센트 오른 파운드당 3.93달러로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4시20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1.5207달러로 전날에 비해 0.26센트(0.17%) 상승(달러가치 하락)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장중 한때 1.5275까지 상승하며 유로화 출범 이후 달러화가 또닷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엔/달러 환율은 103.27엔으로 전날의 103.90엔보다 0.6% 하락(엔화 강세)했다.

국제 원유 가격은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한뒤 소폭 하락 마감했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61센트(0.6%)상승한 102.45달러에 마감했다. 유가는 오전중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03.95달러까지 급등했다.

◇ ISM제조업 지수 5년래 최악, '쇼크'는 피해가 안도감

미국의 2월 제조업 경기지수는 5년래 최악을 기록했지만 예상 보다는 덜 악화돼 일부 안도감이 형성됐다.

공급자관리협회(ISM)는 2월 제조업지수가 전달의 50.7보다 떨어진 48.3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48보다는 높지만 지난 2003년 4월 이후 5년만의 최저 수준이다.

ISM 제조업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타내며 지수는 지난해 12월 48.4를 기록한 후 두달 만에 다시 5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1월 건설 지출은 예상 보다 더 많이 감소했다. 상무부는 3월 건설지출이 연율 기준 1조1210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1.7% 감소했다고 밝혔다. 감소율은 지난 94년 1월 3.6% 이후 14년만에 최대이며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예상 감소율 0.7% 보다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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