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남겨진 사랑' 코스닥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8.03.04 08:20
'어렵던 시절 청춘의 두 남녀가 만났다. 첫눈에 반한 둘은 반려자로 살았다. 하지만 한쪽이 돈과 명예를 얻자 흔들렸다. 결국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이에게 이혼을 통보했다.'

드라마 단골로 쓰일만한 소재지만 실제로 코스닥시장에서는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3위인 LG텔레콤은 지난 2월26일 코스피 이전을 선언했다. 1월말엔 시총6위인 아시아나항공이 코스피 이전을 밝혔다. 코스닥의 대들보 기업들의 코스피행이 속속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되돌아 보면 이들 기업들은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에는 상장규정을 만족시키지 못했다. 두 기업 다 적자기업이었던 것. 하지만 거래소는 지난 1999년 대규모 기업 특례를 통해 심사요건을 완화시켜 줬다. 적자기업일지라도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들어가는 기업에 대해서는 코스닥 시장을 열어준 것이다.

증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회사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유망기업을 유치하려는 거래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던 셈이다.


10년이 지난 현재 LG텔레콤과 아시아나항공은 코스피 상장규정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코스닥도 벤처시장으로서의 입지를 구축, 중국이 차스닥(가칭) 설립을 위해 벤치마킹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럼에도 본의아니게 '남겨진 사랑'이 된 코스닥은 쏟아지는 불명예를 피할수 없다. '오죽 진흙탕이니 옮긴다'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마음이 떠난 두 배우자가 함께 사는 것만큼 불행한 것은 없지만 홀로 서더라도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코스닥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은 더 많은 회사들이 상장하게끔 문을 넓히고 시장을 통해 성장케 하는 것이다. 상장의 길이 험하니 껍질만 남은 상장사가 수십억원대의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머니게임'이 코스닥에서 사라지지 않고 이것이 작전, 횡령 등으로 이어져 코스닥시장을 왜곡시키는 구조가 돼 버렸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 코스닥시장도 상장사의 코스피행을 변화의 기회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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