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창 상무 "대한통운 M&A로 경영수업"

더벨 박준식 기자 | 2008.03.03 15:38

금호그룹의 M&A 주도… "승계요?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아서"

이 기사는 03월03일(14:0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훌륭한 분들과 일할 수 있던 게 가장 큰 수확이죠."

실제 나이(75년생) 보다 훨씬 어려보이는 외모. 누구에게나 공손한 말씨와 태도. 금호아시아나그룹 3세 중 후계 승계 구도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박세창 전략경영본부 상무는 공식석상에서 유난히 눈에 띄었다.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통운 인수 투자계약식에 참석한 박 상무는 소감을 묻는 질문에 "모든 게 함께 일한 분들의 공로"라며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 상무(사진 왼쪽)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장남. 연세대 생물학과와 컨설팅 회사 AT커니에서 근무하며 사회경력을 쌓던 그는 2005년 미국 MIT에서 MBA를 취득하고 금호타이어를 거쳐 현재는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로 일하고 있다.

대학 신입생 같은 외모였지만 박 상무는 금호가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대한통운 인수를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홍승오 상무와 짝을 이룬 박 상무는 입찰전에는 비계량부문의 가점을 얻을 합병 시너지 기획안을 만들고, 우선협상자 선정 후에는 인수금융 설계와 조달에 앞장섰다.

차분히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박 상무에게 대한통운 M&A는 그룹 경영전반의 외연을 넓힐 기회였던 셈이다. 박 상무도 이번 M&A와 관련해 "큰 프로젝트라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했다"며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었고 큰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겸양이 엿보였지만 업무와 관련해서는 꼼꼼한 일처리로 완벽함을 기울인다는 게 그에 대한 주변인들의 평가. 실제로 박 상무는 입사 후 금호타이어의 전사적 자원관리(ERP) 시스템 도입을 주도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단 후원협약을 체결하는 등 손대는 프로젝트마다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오남수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오른쪽 세번째), 이국동 대한통운 사장(왼쪽 세번째)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통운 M&A 투자계약(본계약)을 체결했다. ⓒ금호아시아나 제공

박 상무는 대한통운의 합병후 통합(PMI) 방침을 묻는 질문에 "훌륭한 분들이 이끄는 대로 차질없이 이뤄질 것"이라며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익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내에서 착실히 업적을 쌓고 있기 때문에 경영승계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그 같은 문제를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온 박 상무가 경영 승계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높고 험하다. 금호가(家) 2세 중 3남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차기 회장직을 넘겨받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같은 항렬의 사촌들도 현재는 그룹 내에서 활동하지 않지만 박 상무의 경쟁자가 될 여지가 크다.

금호아시아나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금호산업을 기준으로 3세들 중 첫째인 고 박성용 회장의 장남 박재영 씨는 2.74%의 지분을, 둘째인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씨는 4.7%, 박세창 상무는 2.97%,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장남 박준경 씨는 2.93%를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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