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FX마진, 다단계·유사수신행위 '주의'

더벨 이승우 기자 | 2008.03.10 13:17

고수익 보장으로 '현혹'..전문가들 "실현 불가능"

홈트레이딩시스템(HTS)를 통해 주요 국가 통화에 투자할 수 있는 FX마진이 큰 인기를 얻게 되자 이를 악용한 사기 행각이 벌어지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확정된 이자를 준다면서 자금을 모집하거나, 또 다른 투자자들을 모집해 올 경우 별도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등 다단계 형태가 요주의 대상이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서울 구로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R그룹은 미국과 국내에 시설을 갖추고 외환딜링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금으로 매달 8%의 수익을 배당 형태로 지급한다며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확정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업체는 종로에는 외환교육 센터를 두고 외환딜링에 관한 교육을 하면서 투자자들 모으고 있다. 구로동에는 실제 딜링룸을 갖추고 FX마진 거래를 하고 있다. FX마진 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이 배당금 형태로 지급되는 것이다.

작년 8월 이 업체 대표는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법률에 따라 구속영장이 신청됐지만 피해 회복 기회 박탈을 이유로 지방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현재 지방검찰청으로 넘어가 법원을 통해 다시 재판이 준비중인 상태다.

이 업체 뿐 아니라 이와 유사한 형태의 사업이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 대한 거창한 설명과 함께 FX마진이 무조건 큰 돈을 벌어들일 수 있는 신기로운 투자 상품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월 10% 이상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다단계 형식으로 자금을 모으는 유사수신 행위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거래로 배당을 충분히 할만큼 이익을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외환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은행내 전문적인 지식으로 외환딜링을 하고 있는 딜러들도 월 10% 이상의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외환시장 한 관계자는 "외환시장내 전문가 집단인 외환딜러들도 수익을 내는 게 쉽지 않은데 비전문가들이 FX마진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은 고수익 보장을 주장하는 업체의 유혹에 현혹되면 안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나마 이익을 내기 위해 실제 FX마진 거래를 하는지도 의심스럽다. 감독규정에 따르면, 국내에서 FX마진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 선물회사의 중개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선물회사들은 이들의 외환거래 중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역시 위 업체들의 국내 선물회사들을 통한 거래가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법적으로 FX마진을 통한 수익 창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이들은 국내 선물회사를 통하지 않고 모아진 자금을 해외로 조금씩 송금해 FX마진 거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모아진 자금이 이같은 형식으로라도 거래되는 것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다른 관계자는 "FX마진이라는게 개인들을 외환시장에 참여시켜 저변을 확대시킬 수 있는 것인데 이같은 신종 사기 수법이 연계되면서 부정적인 상품으로 전락할 것이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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