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 자금난 원인은?

머니투데이 정영일 기자 | 2008.03.01 11:38

재고증가→차입경영→수익성 악화 '악순환'

30년 역사의 매출 3000억원대에 달하는 건실한 중견기업이 결국 쓰러졌다. 늘어나는 재고 속에서 자금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지난 27일 예정됐던 150억원대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이 실패로 돌아간 것이 직격탄이었다.

우영의 자금난이 불거진 것은 지난해 8월이었다. 당시 우영은 금리 13.49%의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통상적인 채권발행 금리보다 3% 이상 높아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됐다.

우영은 지난 7월 전체 차입금의 70% 이상이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일 정도로 자금 압박이 심각했다. 게다가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까지 겹쳐 '울며 겨자먹기'로 고금리의 채권을 발행한 것이다.

우영의 자금난의 원인은 업황 위축에 따른 재고 증가와 중국 공장 설립 등 무리한 설비투자 때문. 지난해 상반기 LCD 업황이 위축되면서 지난 6월 기준 재고자산은 총자산의 36.8%까지 상승한 바 있다.

재고자산 증가로 우영은 어쩔 수 없이 외부 차입에 의지해 기업 운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우영은 지난 28일에도 15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청약미달로 6억5000만원의 자금만 마련했다.

우영은 현재 LCD 패널에 들어가는 후면광원장치(BLU)를 생산, 삼성전자에 납품한다. 우영은 삼성전자 BLU 협력업체 5곳 중 4위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가격 협상력이 떨어지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


LCD BLU의 매출 의존도(약 85%)가 과도하게 높은 것도 문제다. 삼성전자의 상황변화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편중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우영은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부담만 더 키웠다.

우영은 LCD TV 사업부와 레이저 프린터 부품을 생산하는 LSU부문, 커넥터 등을 생산하는 전자사업부, 금형부문 등으로 이뤄져 있다. LCD TV 사업부는 그동안 적자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고 곧 철수할 예정이었다.

차입에 의존해 회사를 운영하다보니 이자 등 금융비용이 과도하게 들어가는 문제도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우영의 금융비용이 전체 매출의 4%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계열사들의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도 부담이다. 계열사들의 재무구조가 취약해 우영은 채권 회수를 늦추거나 담보를 대신 제공하는 등 지원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영은 우영영상정보, 희영, 씽크앤쌩크, PNI 등의 계열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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